올해 들어 제주에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 닫는 숙박시설이 40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한 숙박시설 10곳 중 9곳은 농어촌민박이다. 내국인 관광객 감소와 늘어나는 불법숙박업이 이들 숙박시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도내 숙박시설은 관광숙박업과 휴양펜션업, 농어촌민박 등 7532곳, 7만9011실이다. 관광숙박업소는 415곳(3만3281실), 휴양펜션업 119곳(1013실), 일반숙박업소 621곳(2만972실), 생활숙박업소 334곳(8060실), 농어촌민박 6028곳(1만5055실), 유스호스텔 14곳(627실) 등이다.
올 들어 경영난으로 폐업한 숙박시설은 448곳으로 집계됐다. 관광숙박업 6곳, 휴양펜션업 1곳, 일반숙박업 21곳, 생활숙박업 9곳, 농어촌민박 410곳, 유스호스텔 1곳이다.
최근 5년간 폐업한 농어촌 민박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530곳에서 2021년 511곳, 2022년 355곳, 2023년 436곳, 2024년 현재 410곳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하루 평균 체류 관광객 수를 고려해 산정한 제주지역 적정 숙박업소 객실 수는 4만6000실 정도이다. 현재 도내 숙박업소 객실 수(7만9011실)가 ‘포화’를 넘어 ‘과잉’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농어촌민박업의 폐업이 급증한 데는 내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어든 탓이 가장 크다”며 “일반 관광숙박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법 숙박업소도 농어촌민박 운영을 힘들게 하고 있다. 제주에서 최근 7년간 불법으로 운영하다 적발된 숙박업소가 2000건을 웃돈다. 제주도는 2018년부터 올해 4월까지 정식 등록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채 영업한 불법숙박업소 2395건을 적발했다. 이 중 811건은 고발 조치, 1584건은 계도 조치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불법 숙박업소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8년 101건에서 2019년 396건, 2020년 542건, 2021년 437건, 2022년 403건, 2023년 390건 적발됐다. 올 들어서도 4월까지 126건이 불법 영업을 하다 걸렸다.
유형별로 보면 절반 이상(59.3%)인 1421건이 신고 없이 단독주택을 숙박업소로 활용하다 적발된 사례가 제일 많았다. 공동주택이 414건으로 17.3%, 타운하우스 등을 이용한 무허가 펜션이 201건으로 8.4%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농어촌인 읍면지역이 1842건(76.9%)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올 10월 말 현재 제주방문 내국인 관광객은 1006만7338명으로, 전년 동기(1074만7199명)보다 67만9861명(6.3%)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