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 인근의 언덕에 호젓하게 자리 잡은 저택 골드스테인 하우스. LA의 명소인 이곳에서 석양이 지는 풍경을 배경으로 아이오닉9이 매끄러운 실루엣을 드러내자 전 세계 약 300명의 취재진과 인플루언서에게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현대차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본고장 미국에서 첫 대형 전동화 SUV 아이오닉9을 화려하게 공개하며 전동화 리더십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이오닉9으로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제품군을 확장하며 위축된 전기차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날 현대차는 아이오닉9의 월드 프리미어 장소를 이례적으로 모터쇼 행사장이 아닌 LA의 상징적 건축물로 선택했다. 미국의 억만장자 제임스 골드스테인의 저택인 골드스테인 하우스는 향후 LA 카운티 미술관(LACMA)에 기증돼 열린 공간이 될 예정이다.
아이오닉9은 주요 모서리와 루프 라인 등이 매끄러운 곡선으로 연결돼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날렵한 외관의 보트를 연상시켰다.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에어로스테틱 실루엣이다.
에어로스테틱은 에어로다이내믹(공기역학)과 에스테틱(미학)의 합성어로 공력의 미학을 담은 디자인을 뜻한다. 이런 디자인과 다양한 기술이 결합해 대형 SUV로는 최고 수준인 공기저항 계수 0.259를 달성했다.
실내는 긴 휠베이스와 3열까지 확장된 플랫 플로어를 바탕으로 아늑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구현했다. 전장 5060㎜, 축간거리 3130㎜, 전폭 1980㎜, 전고 1790㎜로 넓은 공간을 갖추고 동급 최대 수준의 2, 3열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보했다.
아이오닉9은 항속형과 성능형 모델로 나뉘어 출시된다. 후륜 모터 기반 2WD 항속형 모델은 최고 출력 160kW, 최대 토크 350Nm, 전비 4.3㎞/kWh,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532㎞의 성능을 갖췄다. 4WD 성능형 모델은 최고 출력과 토크가 2배가량 높고 주행가능 거리 501㎞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구현된 월등한 공간 경쟁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