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야나두”…친하면 ‘장 미생물’도 공유한다 [건강+]

장 미생물 관련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배우자나 친구 등 자주 만나는 사람끼리는 장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장내 미생물은 위 장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및 기타 미생물들의 군집을 뜻한다.

 

개인의 면역체계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소화기 질환뿐 아니라 노화, 당뇨병, 비만, 암 등 다양한 질환과 연관성이 높다. 그러나 태어날 때 모체로부터 획득한 것 이외에 장내 미생물이 어떻게 조성되고 전파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사람들의 사회적 네트워크 구조와 미생물군의 구성 관계를 조사한 연구 결과를 현지시간 2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온두라스의 정글 마을 18곳에 거주하는 1787명 성인들의 장내 미생물을 분석했다. 이들은 가공식품이나 항생제 등 장내 미생물을 바꿀 수 있는 환경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장내 미생물 데이터에는 2543종의 미생물과 33만9137종의 균주가 포함돼 있었다.

 

분석 결과 사회적 관계가 깊을수록 장내 미생물의 유사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같은 집에 사는 사람들끼리는 장내 미생물을 최대 13.9% 공유하고 있었다. 함께 살지 않더라도 여가 시간을 자주 보내는 사이라면 미생물의 최대 10%를 공유했다.

 

반면, 같은 마을에 살지만 함께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는 경우 미생물 공유율은 4%에 그쳤다.

 

연구팀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빈도는 물론 악수, 포옹, 키스 등의 인사 방식도 장내 미생물 공유율에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또 장내 미생물이 비만 등 다양한 질환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사회적 친밀도에 따른 장내 미생물 공유율이 질병 발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의 저자 프란체스코 베기니 박사는 “식단, 수원, 약물과 같은 다른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자주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장내 미생물 공유가 일어나고 있다는 상당한 증거를 발견했다”며 “장내 미생물은 종교, 교육과 같은 특성과 별개로 마을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를 가장 강력하게 예측하는 요인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