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을 회원사로 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배달 치킨 가격 인상을 위한 이중가격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협회는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중심으로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높게 책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중가격제는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마련한 상생안이 시행되는 내년 초를 기점으로 도입을 검토 중이며, 치킨을 시작으로 피자 등 다른 외식 업종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측은 "배달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치킨 브랜드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회원사인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먼저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치킨 업계에서는 배달 수수료로 인한 점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BBQ 관계자는 세계일보에 "본사에서 이중가격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협회 등에서) 이중가격제 도입을 검토할 만큼 배달 수수료로 인한 점주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bhc치킨 관계자는 "협회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교촌치킨은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중가격제 논의는 배달앱 상생협의체의 수수료 개편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시각이 많다.
내년 초 시행될 상생안을 보면 배달 매출 상위 35%에 속하는 점주들은 2만5000원 미만의 주문을 수행할 때 현행보다 더 많은 지출을 감당해야 한다. 이는 중개 수수료가 9.8%에서 7.8%로 낮아지더라도 배달비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주요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인 BBQ, bhc, 교촌치킨은 물론 피자와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일부 점주들도 매출 상위 35%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배달업계는 상생안으로 점주 손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상생안 시행 후 2만 원짜리 치킨 한 마리 주문을 처리할 경우 점주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약 100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배달 메뉴를 1000~2000원 비싸게 책정하는 것은 과도한 소비자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중가격제를 통해 점주 부담을 완화하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소비자 반발과 함께 배달업계와의 이해관계 충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중가격제 도입이 실제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시장 경쟁력 약화와 외식업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