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식습관 때문에 ‘위암’?…“이제 옛말”

61.5% “신체활동 부족” 응답…위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 급부상

#1. 박모(52)씨는 평소 운동 부족과 짠 음식 섭취가 잦은 생활습관을 유지해 왔다. 건강검진 중 위 내시경 검사에서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 진단을 받았고, 의사는 위암 고위험군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박 씨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주당 3회 이상 빠르게 걷는 운동을 시작했고, 식단에서 짠 음식과 가공육을 줄이며 생활습관을 개선했다. 1년 후 재검사에서 위 점막 상태가 호전된 것을 확인한 박 씨는 “운동과 식단 관리가 암 예방에 이렇게 큰 영향을 주는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2. 김모(45)씨는 평소 별다른 건강 문제 없이 지내던 중, 직장에서 제공하는 건강검진에서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검진 결과, 초기 위암이 발견됐다. 김 씨는 놀랐지만, 국민건강보험에서 제공하는 정기 검진 덕분에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는 의사의 설명을 듣고 안도했다. 곧바로 내시경적 절제술을 받아 2박 3일의 입원 치료 후 퇴원했으며, 추가적인 치료 없이 90% 이상의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 씨는 “정기 검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주변 지인들에게 검진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위암은 한국에서 흔히 발생하는 암 중 하나로, 국내에서 발생하는 암 10건 중 1건이 위암이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위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27명으로, 몽골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한다. 이는 만성 위염, 짠 음식 섭취, 위 점막 손상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elicobacter pylori)’ 감염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위암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서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암이 진행되면 소화불량, 속 쓰림, 복부 팽만감, 상복부 불편감 등의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는 위염이나 위궤양 등 다른 소화기 질환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증상이라 오진의 위험이 크다.

 

위암은 정상 점막 세포가 여러 단계를 거쳐 암세포로 변하면서 발생하므로, 정기적인 위 내시경 검사가 필수적이다. 한국에서는 국가암검진 사업을 통해 40세 이상 성인에게 2년에 한 번씩 위 내시경 검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 등의 고위험군은 더욱 주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위암이 진행되거나 전이된 상태에서는 5년 생존율이 6.6%로 급격히 낮아지므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한국인의 생활습관 중 신체 활동 부족이 위암 위험 요인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국립암센터 최귀선 교수팀은 40~74세 성인 3539명을 대상으로 생활습관과 위암 발병 위험을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61.5%가 신체 활동 부족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신체 활동 부족은 WHO 기준에 따라 주당 75분 이상의 중강도 신체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로 정의된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헬리코박터균은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위암의 1군 발암 요인으로 지정된 세균이다. 전체 위암의 78%가 헬리코박터균 관련 위염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자는 감염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위암 위험이 2~6배 높으며, 이 균은 위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고 DNA 손상을 유발하여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전문가들은 "위암은 조기 발견과 예방을 통해 생존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질환"이라며, "정기적인 검진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위암 위험을 낮추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