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까지 야근했는데"…책상 엎드려 낮잠 잤다고 '해고'

중국의 한 직장인이 전날 늦게까지 야근을 한 후 다음날 1시간 가량 책상에 엎드려 낮잠을 잤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억울함을 호소한 남성은 회사를 상대로 건 소송에서 승소해 35만 위안(약 6800만원)의 배상금을 받아냈다.

 

22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남동부 장쑤성의 한 화학 회사에서 부서장으로 일한 장씨를 보도했다.

야근한 다음날 회사에서 한 시간께 낮잠을 자 해고 당한 장씨가 회사에서 낮잠을 자는 모습이 회사 CCTV 영상에 담겼다. SCMP 보도 캡처

나이가 공개되지 않은 장씨는 20년 동안 회사에 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장씨는 전날 밤 자정까지 업무를 위해 운전을 한 후 책상에서 낮잠을 자는 모습이 회사 CCTV에 포착돼 해고됐다.

 

이 사건이 발생한 지 2주 후, 회사 인사 담당 부서는 장씨가 "피로로 인해 직장에서 잠을 자는 것이 들켰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고, 장씨는 이 문서에 서명했다.

 

온라인에 유포된 문자 대화 기록에 따르면, 인사 담당 직원은 "장 매니저, 그날 얼마나 낮잠을 잤어요?"라고 물었고 장씨는 "한 시간 정도"라고 답했다.

 

이후 회사는 노동조합과 협의한 뒤, '회사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이유'로 장씨에게 공식적인 해고 통지서를 발급했다.

 

해고 통지서에는 "직장에서 잠을 자는 행동은 회사의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따라서 노조의 승인을 받아 회사는 당신의 고용을 종료하고 당신과 회사 간의 모든 노동관계를 종료하기로 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해고를 통지받은 장씨는 부당하다고 생각해 즉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 사건을 "규정 위반으로 인한 계약 해지 권리가 고용주에게 있지만, 그런 해지는 회사에 심각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 특정 요건을 성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담당 판사는 "직장에서 잠을 잤다고 회사에 심각한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며 "게다가 장씨가 회사에 20년 동안 재직하면서 뛰어난 성과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단 한 번의 내규 위반으로 그를 해고하는 것은 과도하고 불합리한 규제"라고 설명했다.

 

결국 법원은 장씨의 손을 들어줬고, 회사에게 35만 위안을 보상하라고 명령했다.

 

이 사건을 접한 현지 한 누리꾼은 "직장에서 낮잠 자는 건 분명 잘못이지만, 회사의 조치가 너무 가혹했다. 사소한 실수가 해고로 이어진다면, 직원을 해고하는 게 너무 쉬워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누리꾼은 "자고 일어나니 은행 계좌에 35만 위안이 입금됐다. 부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