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환자’ 1년새 무려 9배↑…“내년까지 유행 이어질 듯”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대유행…전례 없는 규모

초기에 독감과 오인 가능성…“조기 치료 중요”

종합 진료지침 마련 예정…최신 치료법 등 포함
서울에 거주하는 8세 아동 김모 군은 이달 초, 기침과 발열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감기 증상으로 여겨졌으나, 해열제를 먹고도 열이 며칠 동안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병원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진단을 받았다. 김군의 경우 초기 치료로 사용된 1차 항생제인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아 2차 항생제로 전환되었다고 한다.

 

소아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급격히 확산하며 입원 환자가 전년 대비 약 9배 증가했다.

 

특히 1차 항생제 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2차 항생제의 원활한 공급과 치료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2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5주차(11월 3~9일) 기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는 968명으로 전주(810명) 대비 늘었다. 지난 여름 33주차에 1181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를 보였으나, 최근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올해 45주차까지 누적 입원 환자는 총 2만3625명으로, 이는 작년 같은 기간(2699명)의 약 8.8배, 재작년(1257명)의 18.8배에 달한다. 특히 전체 환자 중 12세 이하 아동이 71%인 1만6770명으로 학령기 아동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3~4년 주기로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에서도 2019년 크게 유행했으나, 올해처럼 환자 수가 폭증한 사례는 유례가 없다고 의료계는 설명한다.

 

이 질환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주로 비말로 전염된다. 감염 후 약 2~3주의 잠복기를 거쳐 기침, 발열, 인후통, 두통,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2~6주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일부 환자에게는 피부 발진, 관절염, 수막염 등 비호흡기계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발열이 주된 증상으로 독감으로 오인하기 쉽다. 일반 감기약이나 해열제로 2~3일 이상 열이 가라앉지 않으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 질환은 제4급 법정 감염병으로 분류되며,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통해 증상 완화와 치료 기간 단축이 가능하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초기에는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를 사용하는데, 투약 후 3일 이상 발열이 지속되면 내성균 감염으로 판단한다. 이 경우 2차 항생제로 전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작년 유행이 올 여름까지 이어졌던 중국 사례를 고려할 때, 국내에서도 이번 겨울을 지나 내년까지 유행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 3월까지 소아감염학회 등과 협력해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진단 및 치료 양상을 반영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종합 진료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침에는 중증도 평가 기준과 최신 치료법 등이 포함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