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당원 게시판’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5일 국민의힘 온라인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의 당원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을 다수 올렸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로 20일 넘게 친윤(윤석열)계와 친한(한동훈)계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어제도 친윤계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매사에 똑 부러진 한 대표는 대체 어디로 간 것인가”라고 한 대표를 비판했다. 여권을 향한 쇄신 요구가 비등하고 민생 현안도 산적한 상황에서 집권당이 게시판 논란으로 당력을 허비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제 국민의힘은 한 대표와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 1068개를 전수조사해 발표했다.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은 161개였고, 이 중 12개에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위 높은 욕설과 비방이 포함됐다고 한다. 한 대표 측은 이를 모두 동명이인의 글이라 해명한 바 있다.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은 907개에 달했다. “이들 대다수는 단순 정치 견해 표현, 격려의 글”이라는 게 친한계 지도부 설명이다. 이런 조사 결과로 논란을 잠재우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김 의원도 “그래서 가족이 썼다는 겁니까. 안 썼다는 겁니까”라고 다시 한 대표를 몰아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