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과 전공의 및 야당의 불참 속에서 24일 여의정협의체 3차 회의가 열렸지만,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다만 여당 측은 의료개혁 특위 구성과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자율성 논의 등 일부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의정협의체 회의 직후 여당 측 대표로 나선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정부 의료계 측에서 상당히 전향된 자세로 많은 대화 통해서 나름 진일보 결과 이뤄냈다”면서도 “의대정원 관련해선 합의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의료대란의 시발점이 된 의대정원과 관련해선 이날도 정부와 의료계가 접점을 찾지 못한 모양새다. 이진우 대학의학회장은 이날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25년도 의대정원 조정 관련 현실적으로 가능한 4가지 조정안을 제안했고, 26년도 정원 확정을 앞두고 증원 유예와 함께 합리적인 추계기구를 신설해 27년 이후 정원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충분히 전달했다“며 “정부의 결단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의료계가 제안한 2025학년도 의대정원을 축소 방안은 △수시→정시 이월 제한 △예비합격자 정원 축소 △학습능력 부족자에 대한 입학 제한 △모집요강 내 학생 선발 관련 학교 자율성 보장 등 4가지다.
이에 정부는 2025학년도 수시 미충원 인원에 대해 정시 이월 방안은 이미 모집요강에 안내가 됐고, 예비합격자 규모를 통한 인위적 정원 조정은 법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수시·정시 수능 최저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에 대해 학습능력을 이유로 대학이 의대 정원을 조정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2026학년도 의대정원에 대해서도 양측은 모두 물러서지 않고 있다. 정부는 2026학년도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에서 원점부터 합의하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으나, 의료계는 2026학년도 의대정원 증원을 0명으로 유보하고 2027년 증원부터 추계위에서 논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다만 이날 의료계와 정부 측은 일부 안건에 대해 진일보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의료개혁특위 관련해 특위에 의료계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과 의료계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는 구조에 대한 의료계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였다”고 했다. 아울러 “의평원 대해서 자율성 보장과 시행령 개정은 의료계 논의 있었다”고도 했다.
의사 출신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정원 문제에 대해선 합의 못 봤지만, 나머지에 대해선 유연함이 있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안을 내놓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