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의 파업만은 절대 안됩니다"
24일 일요일 오후 3시쯤 포항 대표 중심상가중 하나인 포항중앙상가.
주말임에 이곳을 찾는 손님이 띄엄띄엄 보이는데다 곳곳에 '임대·매매'를 알리는 문구가 곳곳에 나붙어있을 정도로 휑한 모습이었다.
포항 중앙상가에서 자영업을 하는 안(52)모씨는 25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파업을 전제로 찬반투표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포스코의 파업이 지역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불보듯 뻔한 만큼 파업만은 절대 해선 안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의 경제 중심축인 포스코에서 노사 간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지역사회 전반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갈등은 단순한 기업 내부 문제를 넘어 지역 경제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포스코는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노사가 함께 이번 위기를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일시금 600만원을 포함하는 회사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기본급 8.3%인상(약 25만원) ▲격려금 300% ▲자사주25주(약750만원) ▲복지사업기금 200억원 등을 요구하면서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쟁의행위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상황은 비슷하다. 노사가 지난 9월부터 임단협 단체교섭을 이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파업 찬반 투표 결과 90% 이상의 노조원이 찬성에 표를 던졌다.
이러한 사태는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지역경제 전반에 심각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미 몇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포항의 지역경제는 대기업들의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더 이상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대기업의 과도한 임금 인상은 제품 생산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설비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발시키고, 결국 기업은 경쟁력을 잃어 존폐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지역 협력업체들의 매출 감소라는 연쇄 반응을 일으켜, 그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물론 지역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최근 극심한 경기침체 및 중국산 저가 공세로 인해 포스코는 지난 9월 30일 1제강 공장을 셧다운 한데 이어 지난달 19일에는 1선재 공장마저 문을 닫았다.
현대제철 또한 제품을 생산할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경영악화로 인해 지난 지난달 14일 포항2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포항 시민들과 관련 기업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포항철강공단 관계자는 “현대제철, 포스코에서 단 한 개 공장만 문을 닫아도 철강공단 기업들은 직격탄를 맞게 된다.”며 “포스코와 현대제철 같은 대기업이 무너지면 포항 경제도 함께 무너진다”며 강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포항 중앙상가 소상공인 A씨는 “우리는 지금 단돈 10만원에 웃고 울고 있는데, 포스코 직원들은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도 파업을 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며 “경기가 이렇게 좋지 않은데 파업까지 하면 우리는 어쩌란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포항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현재의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노사 양측 모두 한 걸음 물러서 지역사회와 국가 경제 전반을 고려한 합리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과도한 요구와 극단적인 대립은 결국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기업 노사 모두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되며 특히 대기업 노조는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지역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