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노조’ 마저… 서울지하철 파업동력 커지나

쟁의행위 찬성률 91% 가결

제1·2노조에 이어 파업 수순 예정
서울지노위 심의 거쳐… 일정 논의
설립이래 무파업… 향후 행보 촉각
수도권 지하철 대란 우려 현실화

이른바 ‘MZ노조’로 불리는 서울교통공사 제3노조인 올바른노동조합이 파업 수순을 밟는다. 올바른노조는 그동안 기존 노조를 비판하며 파업에 동참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노조원의 90% 이상이 파업에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공사 제1노조인 민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가 파업을 결정했고, 2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도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다음 달 5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수도권 지하철 대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25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이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로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25일 올바른노조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4일간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찬성률 91.2%를 기록했다. 조합원 2070명 중 87%인 1800명이 참여해 이 중 1642명이 찬성했다. 이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 노동쟁의 조정 심의 절차를 거쳐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해 구체적인 파업 일정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올바른노조는 올해 처음 교섭권을 획득해 지난 8월부터 사측과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달 28일 결렬됐다.

 

송시영 올바른노조위원장은 입장문에서 “행정안전부 임금 인상 가이드라인 2.5%를 확보하기 위한 서울시 정책사업 이행분 재원 보전, 온전한 안전 인력 반영, 퇴직자 및 장기 결원자를 반영한 합리적인 신규 채용 규모 확정 등을 서울시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바른노조는 정부 지침에 따라 공사가 총 인건비의 2.5%까지 올릴 수 있지만, 열차 증편 등 정부나 서울시 사업으로 발생하는 추가 인건비(정책 인건비)가 여기에 포함돼 직원들의 실질 임금 상승 폭이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이에 총액 인건비의 2.5%를 보전(실질 임금상승률 7.1%)해달라는 게 올바른노조의 요구이다. 올바른노조는 이와 함께 올해 결원인 약 600명을 신규 채용해달라고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다만 올바른노조가 즉각적인 파업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올바른노조는 2021년 설립된 후 기존 노조의 행태를 비판하고 시민 불편을 우려하며 한 차례도 파업하지 않았다.

송 위원장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우리의 합리적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파업을 종용하는 것은 서울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정치 파업하는 단체가 아니다. 서울시에서 저희 요구를 승인해 불필요한 파업이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라며 서울시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현재 올바른노조 외 공사 1·2노조도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1노조인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달 6일 전면 파업을 예고하고 지난 20일부터 준법운행(태업)에 돌입했다. 공사노조는 구조조정 철회와 인력운영 정상화, 1인 승무제 도입 중단, 산업재해 예방 및 근본대책 수립, 부당임금 삭감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과 관련해선 6.6%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공사노조는 사내 3개 노조 중 가장 많은 약 60%의 조합원이 소속돼 있다.

지난 20일 서울 중구 서울역 지하철 이동통로에 노조 요구안 푯말이 붙어 있다. 뉴시스

2노조인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도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노동쟁의 결의 건을 통과시켰다. 다음 달 3∼5일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통합노조도 임금인상률 5.0%와 인력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노조와 대화를 통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