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내고 놀면서 월급 170만원?…“청년층 지지율 의식할 수밖에”

6회 이상 구직급여 수급, 지급액 50% 삭감 고용보험법 개정안 제출
청년층 지지율 의식한 정치권 신중한 태도…법안 처리 지연 가능성

구직급여 ‘평균 지급액’ 170만 원 돌파…고용보험 재정 부담 가중
“실업급여 지급액 급증, 고용보험 재정 안정화 위한 노력 필요해”

구직급여(실업급여)의 평균 지급액이 월 170만 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저임금 상승과 전반적인 임금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급액 증가세는 일단 단기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노동시장 변화와 경기 둔화가 실업급여 수요를 늘리는 상황에서, 고용보험 재정 안정화와 사회적 합의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는 제언도 나왔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연합뉴스·게티이미지

 

25일 고용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인당 평균 구직급여 지급액은 170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만 6000원(6%)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 금액은 1인 가구 최저 생계비(71만 원)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최저임금이 꾸준히 상승하며 실업급여 지급 기준이 높아진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구직급여는 직전 임금의 50%를 지급하는 구조로, 최저임금이 상승하면 이에 비례해 지급액도 늘어나게 된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 9,000명으로, 10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보다 12.4% 증가한 수치다. 특히 건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의 신청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구직급여를 받은 수급자는 58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총 지급액도 1조 원을 넘어섰으며, 올해 1~10월 누적 지급액은 이미 10조 원을 초과했다.

 

연말까지 12조 원 돌파가 예상되며, 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의 12조 576억 원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급증하는 구직급여 지급은 고용보험 재정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고용보험료는 직장인과 사업주가 각각 0.9%씩 부담하고 있으며, 지급액 증가로 인해 2022년 7월 고용보험료가 0.8%에서 0.9%로 인상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6회 이상 구직급여를 수급한 경우 지급액을 50% 삭감하는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청년층 지지율을 의식한 정치권의 신중한 태도로 인해 법안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노동시장 변화와 경기 둔화가 실업급여 수요를 늘리고 있어, 고용보험 재정의 안정화와 사회적 합의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구직급여 지급액 증가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고용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