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51)과 모델 문가비(35) 사이에서 혼외자가 출생한 사실이 알려지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혼외자 출생 규모와 그 배경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작년 출생아 수는 23만 명으로 전년 대비 1만 9200명(7.7%) 감소하며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혼인 외 출생아는 전체 출생아의 4.7%인 1만 900명으로, 198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신생아 20명 중 1명이 혼외자인 셈이다.
혼외자 규모는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에는 7700명, 2022년에는 9800명을 기록하며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는 사실혼 관계나 동거 중 출생 사례 증가와 청년층의 인식 변화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2024년 사회조사’ 결과, 20~29세 응답자 중 42.8%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4년 30.3%에 비해 12.5%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특히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응답이 2014년 5.7%에서 올해 14.2%로 약 3배 증가했다.
이에 반해 ‘결혼은 필수’라는 인식은 감소하고 있다. 20대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2014년 51.2%에서 올해 39.7%로 줄었다. 이러한 변화는 비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확대를 반영한다.
김민정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정우성과 문가비 같은 사례가 사회적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비혼 출생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완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노명우 아주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혼외 출산에 대한 관용이 부족하며, 미혼모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한국의 혼인 외 출생률이 세계적으로도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2020년 기준 주요 국가의 비혼 출생 비율은 프랑스 62.2%, 영국 49.0%, 미국 41.2%, 호주 36.5%로 한국(4.7%)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는 “유럽은 다양한 출산 형태를 포용하며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잘 구축돼 있지만, 한국은 사회적·가족적 지원 부족으로 비혼 출산을 실행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분석했다.
한국 사회에서 혼외자와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는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혼모와 비혼 출산 가정을 위한 사회적 지원과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혼외자 출생 증가와 더불어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