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수상교통 시대를 열 서울시의 ‘한강버스’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내년 3월부터 한강을 가로지를 한강버스는 흰색 기본 바탕에 파란색 그러데이션(점점 짙어지거나 옅어지는 기법)이 어우러진 디자인의 길이 35m, 폭 9.5m, 150t급 선박으로 건조됐다.
서울시는 25일 경남 사천 은성중공업에서 한강버스 2척의 진수식을 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3월 유럽 출장 중 영국 런던에서 템스강을 오가는 ‘리버버스’를 탄 뒤 한강에도 수상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지 1년8개월여 만이다. 진수식엔 오 시장,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류동근 한국해양대학교 총장, 한원희 목포해양대학교 총장, 한강버스 운영 사업자인 ㈜한강버스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한강버스는 속도감 있게 운항하면서도 항주파 영향은 작게 받을 수 있는 쌍동선(두 개의 선체를 갑판 위에서 결합한 배)으로 만들어졌다. 선박 높이는 잠수교 하부를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낮게 설계됐다. 창밖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파노라마 통창이 적용됐다. 선내 카페테리아에선 간단한 식음료 구입이 가능하다. 개별 좌석에 테이블이 있어 한강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식음료를 즐길 수 있다.
시는 은성중공업 인근 바다에서 이날 공개한 한강버스 2척의 해상시험과 시운전 등을 한 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의 검증을 거쳐 다음 달까지 한강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가덕중공업에서 건조 중인 나머지 한강버스 6척과 예비 선박 등 추가 선박 4척도 순차적으로 한강에 인도할 예정이다. 시는 이들 선박도 단계적으로 선박·설비 검증, 인력훈련, 항로 검증, 비상대응훈련 등 시범운항을 한다.
내년 3월부터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잠원·옥수·뚝섬·잠실 7개 선착장을 출퇴근 시간대에는 15분 간격, 그 외 시간대엔 30분 간격으로 평일 하루 68회 상·하행 편도로 운항한다. 탑승 가능 인원은 199명이다. 평균속력은 17노트(31.5㎞/h), 최대속력은 20노트(37㎞/h)다. 편도 이용요금은 3000원이며, 시의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로 횟수 제한 없이 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