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76% "트럼프 2기로 한국경제 불확실성 확대"

중견기업 10곳 중 8곳은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부추길 핵심 요인으로는 관세 정책이 꼽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가 26일 발표한 '미국 대선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중견기업계 의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76.4%는 불확실성의 확대를 예측했다. 축소(13.5%)와 현상유지(10.1%)는 각각 10%대에 그쳤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7~18일 중견기업 237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중견련은 "제2의 수출국이자,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 미국의 경제정책 패러다임 변화가 인력과 자본 투자, 무역과 안보 등 다방면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중견기업계는 불확실성 확대 요인(복수응답)으로 자국 우선주의 강화로 인한 기업 부담 증가(43.9%)를 첫 손에 꼽았다. 고강도 관세정책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35.9%), 대중국 통제 강화에 따른 중국 리스크 증가(13.3%)가 뒤를 이었다.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트럼프의 주요 공약으로는 보편·상호적 관세 확대(39.5%)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미국 우선주의 중심의 교역상대국 양국 간 협상 확대(32.3%)도 주요 변수로 거론됐다.

 

중견련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천명한 대로 일반 국가 수입품 10% 이상, 중국 60% 이상의 고율 보편 관세,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국가에 대한 동일 상호 관세 정책이 추진되면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상 실질 GDP 하락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점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뉴시스

중견기업계가 필요로 하는 정부의 대응 과제로는 경제안보 차원의 핵심 산업 경쟁력 강화(20.9%), 국내 산업 보호 및 새로운 기회 창출을 위한 정책 수립(17.3%), 환율 변동성에 따른 정부 차원의 실물경제 건전성 유지(16.7%) 등이 언급됐다.

 

중견기업계 차원의 자구책으로는 환율변동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31.7%), 수출시장 다변화(23.4%), 중국산 원·부자재의 공급처 다각화(20.4%) 순으로 지목됐다.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공급망 분절과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따른 다자무역체제의 위기 속 맞이하게 된 트럼프 2기 정부의 급격한 정책 변화는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한층 가중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우방이자 한미동맹의 선린 우호 관계에 입각한 외교적 대응은 물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함으로써 피할 수 없는 변화의 길목에 재도약의 모멘텀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기업을 포함한 민간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