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주사 맞고 '아토피 피부염' 싹 나았다 [건강+]

중앙대병원 김범준 교수팀,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우수논문 선정

가려움증과 심한건조증, 습진 증상이 나타나는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유아기나 소아기에 시작되는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자연히 호전되지만, 재발이 많아 어른이 돼서도 고통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어른은 접히는 부위 피부가 두꺼워지는 태선화가 나타나고, 유소아기에 비해 얼굴에 습진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내연구에서 사람의 태반 추출물(HPH; Human Placenta Hydrolysate)이 아토피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 연구팀(중앙대 피부과학교실 이정옥 박사)은 최근 사람의 각질형성세포와 아토피 피부염 쥐 모델 실험에서 인간 태반 추출물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 효과에 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인간 태반 추출물’은 사람의 태반에서 혈액과 호르몬을 분리해 제거하고 남은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해서 주사제 성분으로 사용하는 일명 태반주사로 불린다.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염증을 줄이고, 피로를 개선하며 상처 치유에 도움을 주는데, 지금까지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있어 그 효과가 확인된 바는 없었다.

 

김범준 교수 연구팀은 실험 쥐의 등 부위에 아토피피부염 유발물질인 DNCD(2,4-dinitrochlorobenzene) 혼합물을 도포해 아토피피부염을 유도했다. 동시에 인간 태반 추출물과 기존 피부염증 치료제로 사용돼온 덱사메타손(DEX)을 각각 피하 및 복강 내 주사했다. 

 

그 결과, 인간 태반 추출물 주사가 각질을 일으키는 세포의 활성산소 생성을 크게 줄여 산화 스트레스가 억제된 것을 확인했다.

 

또, 인간 태반 추출물을 주사한 아토피피부염 쥐 모델에서도 아토피 피부염증의 주요 사이토카인인 IL-4와 IgE의 농도가 혈중에서 각각 60%, 27% 감소했으며, 아토피 피부병변이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향후 실험실 연구와 동물 실험 이후 본격적인 임상연구를 통해 실질적으로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서도 적용이 가능한 지 향후 연구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고가의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 어렵거나 치료 대상이 안 되는 경우,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한 옵션으로서도 HPH 주사가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인 ‘미생물생명공학저널(Journal of Microbiology and Biotechnology)’ 최신호에 게재되었으며,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KMB) 우수논문으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