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은 2022년 기준 28세부터 소비보다 노동소득이 많은 흑자 인생을 살다 61세에 적자 구간에 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소득보다 소비가 더 많이 늘면서 생애주기적자는 1년 새 53조원 넘게 늘었다.
통계청은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국민이전계정’을 발표했다. 국민이전계정은 소비와 노동소득의 관계를 연령변화에 초점을 두고, 연령집단(세대) 간 경제적 자원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만든 통계다. 2022년 소비는 1364조1000억원, 노동소득은 1168조7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돼 소비와 노동소득의 차액인 생애주기적자는 195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비교해 소비가 9.9% 늘어난 가운데 노동소득 증가폭은 6.3%에 그치면서 생애주기적자는 1년 새 53조7000억원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의 원천에는 노동·자본·이전소득이 포함되지만 생애주기적자에서는 소비와 노동소득의 관계만 파악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소비가 노동소득보다 큰 적자가 발생한다. 이 같은 생애주기적자는 노동연령층(15~64세)에서 유년층과 노년층으로 ‘이전’(상응하는 대가 없이 거래)되는 부분과 ‘자산재배분’(자산소득-저축)을 통해서 충당된다.
연령계층별로 보면 2022년 노동연령층에서는 143조9000억원의 흑자가 발생했다. 반면 유년층과 노년층에서는 각각 176조8000억원, 162조5000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노동연령층의 경우 전년대비 소비가 9.0% 증가한 969조500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노동소득(1113조4000억원)이 5.7% 늘었다. 유년층은 노동소득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가 10.5% 늘었다. 유년층 소비 증가세는 민간교육소비(26.9%), 공공교육소비(7.9%)가 주도했다. 노년층은 소비(13.7%)보다 노동소득의 증가폭(20.7%)이 컸다. 노동연령층 중 나이가 많은 55~64세의 경우 2012년에는 15조9000억원 적자였지만 2020년 이후 흑자로 전환해 2022년에는 흑자액이 약 10조원에 달했다.
1인당 생애주기를 기준으로 우리 국민은 17세 때 생애주기적자가 4078만원에 달해 최대를 기록했다. 공공교육소비로 1296만4000원, 민간교육소비로 944만6000원을 쓰는 등 1인당 소비액이 17세에 4113만원에 육박하면서다. 적자 구간은 28세를 기점으로 흑자로 전환된 뒤 60세까지 흑자 인생이 이어졌다. 1인당 노동소득은 43세에 4290만원으로 정점을 찍고 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후 다시 적자 구간에 진입하는 시기는 61세였는데, 연령이 증가하면서 적자 규모는 증가했다.
흑자 진입 시기는 2010년 이후 27~28세로 일정한 편이지만, 적자 재진입 연령은 2010년 56세에서 2022년 61세로 점차 늦춰지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은퇴가 늦어지고 은퇴 후에도 계속 일을 하는 노년층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 생애주기에서 발생한 적자는 가구 간(내) 이전, 정부의 공공이전 등을 통해 메워진다. 흑자 발생 연령대인 노동연령층에서 적자 연령대인 노년층, 유년층으로 유입되는 구조다. 2022년 노동연령층에서 143조9000억원이 순유출돼 유년층과 노년층에 각각 176조8000억원, 162조5000억원 순유입됐다. 이전 항목과 관련해 노동연령층에서 순유출된 298조1000억원은 유년층과 노년층으로 각각 177조4000억원, 118조원 순이전됐다. 공공이전의 경우 노동연령층에서 세금과 사회부담금 등으로 190조원이 순유출됐고, 민간이전은 노동연령층에서 가족부양 등을 위해 108조1000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