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시장에서 나타난 수도권-지방 양극화 현상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시장은 내년에 매매가격이 1% 안팎 오르는 ‘강보합’ 수준을 보이겠으나, 지방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26일 발표한 ‘2025년 건설·주택 경기전망’에서 “수도권과 지방 간,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의 양극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만 오르고 있는 현상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다.
올해 주택시장에서는 지역에 따라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리며 지역 간 ‘탈(脫)동조화’ 현상이 심화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전국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말보다 0.20% 올랐다. 같은 기간 수도권 지수는 1.30%, 서울은 2.89% 올랐으나 지방은 0.83% 하락했다.
주택 매매시장에서 지역별 양극화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은 업계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24년 부동산 시장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까지의 국내 부동산 시장 회복은 수도권 중심의 매매시장 회복세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당분간 이와 같은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전망에 발맞춰 건설산업 관련 기관들은 내년 수도권 매매가격은 소폭 상승 또는 강보합세를, 지방은 보합 또는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날 건정연은 내년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1% 상승하고, 지방은 보합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도 이달 초 내놓은 ‘2025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에서 수도권은 연간 1% 상승하는 반면 지방은 2%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건산연은 “내년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1.0% 하락할 전망”이라며 “수도권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지방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수도권-지방 주택시장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선 부동산 정책을 수도권과 지방에 각각 달리 적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방의 경우 미분양 및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만큼, 어려운 지방 부동산 시장의 여건에 맞도록 해당 지역 취득 거래에 대해 한시적 대출 규제 완화나 취득세, 등록세 부담 완화와 같은 세제 혜택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