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8세부터 ‘흑자인생’… 43세 정점 찍고 61세 다시 적자

통계청 ‘2022 국민이전계정’

생애주기별 적자→흑자→적자로
17세 4078만원 최대 적자 발생
43세에 노동소득 4290만원 정점

2022년 기준 우리 국민은 28세부터 소비보다 노동소득이 많은 ‘흑자 인생’을 살다가 61세부터 적자 구간에 재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에 비해 노동소득보다 소비가 더 많이 늘면서 생애주기적자는 53조원 넘게 늘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이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로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통계청은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국민이전계정’을 발표했다. 국민이전계정은 소비와 노동소득의 관계를 연령 변화에 초점을 두고, 연령집단(세대) 간 경제적 자원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만든 통계다. 2022년 소비는 1364조1000억원, 노동소득은 1168조7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돼 소비와 노동소득의 차액인 생애주기적자는 195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비교해 소비가 9.9% 늘어난 가운데 노동소득 증가폭은 6.3%에 그치면서 생애주기적자는 53조7000억원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생애주기적자에선 소비와 노동소득의 관계만 파악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큰 적자가 발생한다. 이런 적자는 노동연령층(15∼64세)에서 유년층과 노년층으로 ‘이전’(상응하는 대가 없이 거래)되는 부분과 ‘자산 재배분’(자산소득-저축)을 통해 충당된다.

 

연령계층별로 보면 2022년 노동연령층에서는 143조9000억원의 흑자가 발생했다. 반면 유년층과 노년층에서는 각각 176조8000억원, 162조5000억원 적자가 나타냈다. 노동연령층은 소비는 전년 대비 9.0% 늘어난 가운데 노동소득은 5.7% 증가에 그쳤다. 유년층은 노동소득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가 10.5% 늘었다. 유년층의 소비 증가세는 민간교육소비(26.9%), 공공교육소비(7.9%)가 주도했다. 노년층은 소비(13.7%)보다 노동소득의 증가폭(20.7%)이 컸다.

노동연령층 중 나이가 많은 55∼64세를 살펴보면 2012년에는 15조9000억원 적자였지만 2020년 이후 흑자로 전환해 2022년에는 그 규모가 약 10조원에 달했다. 1인당 생애주기를 기준으로 우리 국민은 17세 때 생애주기적자가 4078만원에 달해 최대를 기록했다. 공공교육소비로 1296만4000원, 민간교육소비로 944만6000원을 각각 쓰는 등 1인당 소비액이 4113만원에 육박해서다. 28세를 기점으로 흑자로 전환된 뒤 60세까지 이어졌다. 1인당 노동소득은 43세에 429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다시 적자 구간에 진입하는 시기는 61세였는데, 연령이 증가하면서 적자 규모도 커졌다. 흑자 진입 시기는 2010년 이후 27∼28세로 일정한 편이지만, 적자 재진입 연령은 2010년 56세에서 2022년 61세로 점차 늦춰지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은퇴가 늦어지고 은퇴 후에도 계속 일을 하는 노년층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 생애주기에서 발생한 적자는 가구 간(내) 이전, 정부의 공공이전 등을 통해 메워진다. 흑자 발생 연령대인 노동연령층에서 세금과 사회부담금, 가족 부양 등으로 적자 연령대인 노년층, 유년층으로 유입되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