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논란 속 3선 도전을 선언했다. “결정을 유보하겠다”고 밝힌 지 보름이 채 되지 않아 내린 선택이다.
26일 체육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 회장선거준비 태스크포스(TF)에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냈다. 이는 차기 선거 입후보를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다.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관리규정에는 ‘대한체육회나 회원단체(회원 종목단체, 시도체육회, 시군구체육회) 회장 포함 비상임 임원이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나서려면 회장 임기 만료 90일 전까지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아울러 대한체육회장 후보로 나서는 대한체육회 또는 회원단체의 상임 임원과 직원은 같은 기한까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번 대한체육회장 임기 만료 90일 전은 이달 29일이다. 이 회장은 시한을 사흘 남기고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냈다. 그동안 이 회장은 3선 도전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14일 선거인단 투표로 치러진다. 회장 후보자 등록 기간은 12월 24∼25일이다. 선거에는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4선 도전을 고민 중이다.
하지만 이 회장처럼 정 회장도 조만간 입장을 내놓고 선거 출마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축구회관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한 해 실적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아침과 저녁에 생각이 다르다’며 4선 도전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지 않았지만 임원들에게 ‘앞으로 한국 축구가 나아지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등 미래 비전에 대해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2013년 제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에 선임된 이후 3선에 성공하며 12년간 한국 축구 키를 잡았다.
하지만 정 회장 체제 축구협회는 절차를 무시한 채 홍명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등 각종 문제를 일으켰다. 이에 정 회장은 4선 도전을 선언하며 명예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 회장이 4선에 도전하기 위해 임기 50일 전에는 후보자 등록을 마쳐야 한다. 정 회장 임기는 2025년 1월21까지인 만큼 데드라인은 다음달 2일까지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1월8일 열린다. 당선자 임기는 1월22일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