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액을 기준으로 전국 1000대 기업에 포함된 부산지역 기업은 31개 업체로, 2022년(28개)에 비해 3개 업체가 늘어났다. 4개 업체가 새로 진입했으나, 기존 업체 1곳이 10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7일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3년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기업 현황 분석에 따르면 부산지역 1위 기업은 BNK부산은행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줄곧 부산 매출 1위 자리를 지켜온 르노코리아㈜는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에 1위 자리를 내줬던 2008년 이후 15년 만에 2위로 밀려났다.
부산은행은 여신 상품 확대 및 리스크 관리 부문 강화로 매출이 증가하면서 전국 순위가 38계단 상승하며 111위를 기록했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주력 차종의 내수감소 및 수출 둔화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15년 만에 부산지역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전국 1000대 기업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기업은 △에어부산㈜ △㈜동성화인텍 △극동건설㈜ △카이엠㈜이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에어부산으로, 국제여객운송 매출이 485.9% 증가하면서 부산지역 매출 증가율 1위와 순위 상승 1위를 기록하며, 3년 만에 1000대 기업에 재진입했다. 다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에어부산이 진에어에 흡수·합병될 경우 부산으로서는 전국 1000대에 들어간 핵심기업을 잃게 되는 셈이다.
전국 1000대 기업 내 부산 31개 업체의 전국순위 변동을 보면 19개 업체의 매출순위가 상승했고, 12개 업체가 하락했다. 신규 진입 4개 업체 외에 순위 상승이 눈에 띄는 기업은 △150계단 상승한 ㈜동원개발(832위→682위) △70계단 오른 SNT모티브㈜(520위→450위) △65계단 상승한 ㈜HJ중공업(305위→240위) 등이다. 순위 하락이 가장 큰 기업은 337계단 하락한 에스엠상선㈜(240위→577위)로 조사됐다.
지난해 전국 1000대 기업에서 부산기업의 위상은 여전히 낮았다. 부산은 2020년 르노코리아가 전국 순위 100위권에서 이탈한 이후, 4년 간 지역 내 100위 기업이 전무한 상황에서 100위 내 기업 88%를 차지하는 수도권과 큰 차이를 보였다. 부산 기업 31개 중 과반이 넘는 19개 업체가 전국 순위 500위권 밖이었고, 지난해 1000대 기업 중 부산기업 3개 업체가 증가했음에도 지역 전체 매출은 2022년 대비 0.4% 증가에 그쳐 외형적인 증가도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상의 조사연구팀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와 내수부진 등 불투명한 경영환경 속에서 지역 기업들이 약진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여전히 부산경제의 위상에 비해 1000대 기업에 진입한 지역기업의 수가 부족하다”면서 “부산시는 사업재편을 통해 부가가치 창출을 확대하려는 지역 기업에 대한 정책지원 및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촘촘한 기업 육성 전략을 시급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