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제조업 체감 경기가 1년1개월 만에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선 이후 경제적 불확실성과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2.0포인트 하락한 90.6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90.5) 이후 1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 폭도 지난 8월(-2.9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영향이 완전히 반영됐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대선 이후 불확실성과 수출 둔화 우려 등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 친환경에너지, 반도체 등 업종에서 (트럼프의) 통상 정책이 현실화하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한 기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제조업 중 전자·영상·통신장비는 휴대전화 부품 생산업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하면서 자금사정BSI가 11포인트 하락했다. 자동차는 일부 부품업체 파업으로 자금사정BSI가 9포인트, 생산BSI가 10포인트 내렸으며, 화학물질·제품(자금사정 -6포인트, 업황 -6포인)도 대내외 수요 감소, 중국업체와의 경쟁 심화 여파에 심리가 나빠졌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종합한 전산업 CBSI는 0.6포인트 하락한 91.5를 기록했다. 전산업 CBSI는 지난 10월 넉 달 만에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2월 전산업 CBSI 전망치 역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89.7로 조사됐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로, 장기(2003년 1월∼2023년 12월) 평균(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19일 전국 3524개 법인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