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부 또 ‘부패 스캔들’… “둥쥔 국방부장 조사”

전임자 2명 이어 사정당국 타깃 올라
FT “시진핑, 軍고위층 수사확대 시사”
中 외교부 “뜬구름 잡는 소리” 강력 부인
FILE PHOTO: Chinese Defence Minister Dong Jun attends Beijing Xiangshan Forum in Beijing, China September 13, 2024. REUTERS/Florence Lo/File Photo

둥쥔(董軍·사진) 중국 국방부장이 부패 혐의로 중국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전했다. 보도가 사실일 경우 전·현직 국방부장 3명이 연이어 부패 문제에 휘말리게 된다.

 

FT에 따르면 이 문제에 대해 잘 아는 미국 전·현직 관리들은 중국 당국이 중국군 최고위층을 겨냥한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둥 부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패 혐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관련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둥 부장에 대한 조사 소식은 그가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제11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한 지 약 일주일 만에 나왔다. 당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회의 참석을 계기로 둥 부장을 만나려 했지만 중국 측이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를 지적하며 거부했다.

 

둥 부장은 리상푸(李尙福) 전 국방부장이 부패 혐의로 해임된 뒤 지난해 12월 임명됐다. 두 사람 모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임명한 인물들이다.

 

리 전 부장의 혐의는 인민해방군에서 전략 미사일과 항공우주 전력을 담당하는 로켓군을 겨냥한 반부패 조사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전 부장에 대한 부패 혐의 수사 역시 FT가 처음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앞서 리 전 부장의 전임자인 웨이펑허(魏鳳和) 전 국방부장 역시 부패 혐의로 낙마해 전·현직 국방부장 3명이 줄줄이 반부패 조사를 받는 셈이다. 둥 부장에 대한 조사는 시 주석이 중국군에 대한 부패 수사를 확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FT는 짚었다.

 

다만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FT 보도에 대해 뜬구름 잡는다는 뜻의 ‘포풍착영’(捕風捉影·바람을 붙잡고 그림자를 쥔다)이라는 네 글자로 답변을 대신했다. 외교부는 그간 고위직 의혹에 “관련 부문에 물어보라”며 답변을 회피해왔는데, 이번에는 다른 부처와 관련된 일임에도 이례적으로 강하게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에도 둥 부장의 과거 동정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