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중국 관세전쟁 선봉장… 트럼프 “그가 美 무역적자 줄일 것”

USTR 대표 그리어 지명

‘1기’ 때 USTR 대표 수석보좌관
“재앙적 무역정책 뒤집었던 인물”
‘더 센 보호무역주의’ 최우선 인선
NEC 위원장 보수 경제학자 해싯
트럼프 2기 경제팀 진용 마무리

해군 장관엔 기업인 출신 펠란
韓과 조선업 협력 영향력 끼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제이미슨 그리어(44) 변호사를 공식 지명했다. USTR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폭탄’ 정책을 총괄할 핵심 부서로 꼽힌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는 케빈 해싯(62)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이 임명되면서 트럼프 2기 경제팀 인선도 마무리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그리어를 USTR 대표에 지명할 수 있어 기쁘다”며 “그는 내 첫 대통령 임기 때 불공정한 무역관행에 맞서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실패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으로 대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 제이미슨 그리어 변호사. 로이터연합뉴스·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트럼프 당선인은 또 “전직 USTR 대표였던 매우 뛰어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밑에서 그는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회복에 박차를 가했으며, 재앙적이었던 지난 수십 년간의 무역정책들을 뒤집었다”고 덧붙였다.

 

◆그리어, ‘관세전쟁’ 선봉장 역할

 

그리어는 트럼프 2기에서 예고된 ‘관세전쟁’의 선봉장으로 활약하게 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리어는 미국의 막대한 무역 적자를 줄이고 미국 제조업, 농업, 서비스를 보호하며 모든 곳에서 수출 시장을 개방하는 데 USTR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USTR 대표직은 트럼프 집권 전까지만 해도 미국 행정부에서 ‘요직’에 속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보호무역 정책을 펼치면서 그 중요성이 급격히 커졌다. 트럼프 1기에서 USTR은 고율관세 부과 등 대(對)중국 무역전쟁을 최전선에서 수행했고, 당시 USTR 대표였던 라이트하이저의 수석보좌관이었던 그리어는 중국 수입품에 대한 첫 관세 정책과 USMCA 재협상 의제 등을 설계했다. 이에 그리어의 임명은 고율관세로 대표되는 보호무역주의가 트럼프 2기에서도 통상정책의 핵심이자 최우선 의제라는 점을 강조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그리어 역시 대중 강경론자다. 그는 지난 5월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에서 “중국과의 무역 경쟁을 공평하게 하기 위해 관세 확대와 강력한 수출 통제에 찬성한다”고 밝혔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압박 정책보다도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리어는 로펌 킹앤드스폴딩에서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로 재직 중이며, 공군 법무관 출신으로 이라크 파병 경력도 있다.

 

USTR은 트럼프 2기에서 USMCA 재협상 업무에도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망했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취임 첫날에 캐나다와 멕시코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 미국의 주요 무역 적자국인 멕시코와 캐나다가 보호무역 정책의 ‘우선순위’ 타깃임을 명확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NEC 위원장으로 경제학자 케빈 해셋을 임명했다. AP연합뉴스

◆백악관 경제사령탑에는 케빈 해싯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백악관 NEC 위원장으로는 보수 성향 경제학자 해싯을 임명했다. NEC는 백악관의 경제정책 총괄 컨트롤타워다. 해싯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와 함께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에서 “케빈은 1기에서 감세 및 일자리 법안을 설계하고 통과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촉발한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미국 가정이 회복하는 것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기록적인 감세를 갱신·개선하고 미국을 이용했던 국가들과 공정한 무역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싯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 위원장, 백악관 선임 경제고문 등을 지냈다.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 위원장에는 대선 캠프의 연설문 담당으로 일했던 빈스 헤일리가 임명됐으며, 공중보건과 생의학 연구를 관장하는 국립보건원(NIH)의 차기 수장으로는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와 마스크 강제 착용에 반대했던 제이 바타차리아 스탠퍼드대 교수가 임명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해군의 무기 조달과 예산 등을 책임지는 해군 장관에 사모 투자회사 러거 매니지먼트를 창립한 기업인 출신 존 펠란을 지명했다. 민간인 보직인 해군 장관은 전역한 해군 장성 등 국방 분야 유경험자가 맡는 경우가 많았지만, 펠란의 이력에 군 경험은 없다. 해군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와 조선 분야 협력을 추진할 경우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