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일부 주류 언론 매체를 배제하는 방안'을 아버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신 그 자리에 더 많은 독립 언론인과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 20일 취임하면 자신을 비판해온 주류 언론을 배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언론인들의 거센 반발이 전망된다.
27일(현지시간)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최근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백악관 브리핑실의 언론 지정석을 재배정하고, 일부 언론의 자리를 회수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이같은 의사를 내놨다.
백악관 브리핑실에는 기자석 49개가 있는데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이 가장 최근인 2021년 12월에 승인한 배치도를 보면 질문하기 좋은 맨 앞줄에 NBC뉴스, 폭스뉴스, CBS뉴스, AP통신, ABC뉴스, 로이터통신, CNN방송 등 권위 있는 주류 언론을 배정했다.
WHCA 홈페이지에 따르면 백악관을 취재한 기간, 이념·지리적 대표성 등을 고려했으며, 가장 파급력이 큰 매체를 앞줄에 배정하면서 AP통신을 앞줄 중앙에 뒀다.
뉴스통신은 다른 언론에 뉴스를 공급하는 뉴스 도매상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브리핑에서 뉴스통신사를 우대하는 경향이 있다.
기자석 배정은 백악관을 취재하는 언론에 예민한 문제라 레이건 행정부 때부터는 백악관이 그 부담을 지는 대신 출입기자단에 맡겨왔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상관하지 않았다.
기자석 배정에 대한 워싱턴포스트(WP)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재임 기간인 2020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WHCA를 무시하고 자신에게 우호적인 매체들을 브리핑실에 초청했다.
또 트럼프 참모들은 CNN 출입기자인 케이틀런 콜린스에게 뒷줄에 앉은 기자랑 자리를 바꾸라고 명령했고, 이에 기자들은 트럼프가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을 한 기자를 징벌하려고 한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을 비판적으로 보도해온 주류 언론과 방송사를 "가짜뉴스"라고 조롱해왔으며, 이번 대선 기간에도 지지자들이 많이 청취하는 팟캐스트와 주로 인터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