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8일 “이재명 대표가 제게 ‘재판보다 민생을 신경쓰라’고 했는데 제가 그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본인의 재판보다 민생에 신경써 달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반도체특별법 처리가 무산된 점을 언급하면서다.
한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도체 산업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 산업계는 1분 1초가 아깝다고 절규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특별법마저 ‘정치적 쇼’를 위한 도구로 삼는 게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일종의 ‘간 보기 정치’ 같은 것인데 이 패턴을 많이 본 것 같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과정에서도 비슷한 일이 펼쳐졌다. 민주당은 금투세 폐지에 완강하게 반대하는 척하며 판을 깔고 종국에는 이 대표가 폐지하는 그림을 만드는 상황을 연출하지 않았나”라며 “이번에도 특별법에 대해 당 차원에서는 반대하며 이 대표는 열린 자세라며 군불을 땐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는 26일 한 대표가 위증교사 1심 무죄 판결에 “수긍하기 어렵다”고 언급하자 “한 대표는 재판보다는 민생에 좀 신경쓰시는 게 좋겠다”고 응수한 바 있다.
한 대표는 이 발언을 고스란히 되받으며 “본인 재판보다 민생에 신경써 달라는 말씀 드린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생 중심의 정치를 하자”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반도체특별법을 12월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반도체특별법은 AI(인공지능) 혁명 시대에 대한민국과 전 세계, 우리 국민과 산업계에 던지는 메시지”라며 “반도체산업 발전과 그걸 통한 AI 산업 발전에 국가 명운을 걸었다는 메시지가 나와야 기업도 더 사활을 걸고 뛰어들 것이고 시장도 주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또 “이 대표 선고의 1막이 어떻게 보면 끝난 것 같다”며 “우리가 변화와 쇄신을 더 실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가 지난 15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는 지난 25일로 마무리된 만큼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따른 반사이익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여권 자체의 쇄신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