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잠꼬대 듣다가 화나 둔기 폭행…살인미수 혐의 40대 '징역 5년'

法 "살인은 생명 경시 행위, 미수에 그쳤어도 엄벌해야"
제주지방법원. 연합뉴스

듣기 싫은 잠꼬대를 했다는 이유로 잠자던 연인을 둔기로 폭행해 다치게 한 40대 남성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홍은표)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7월 10일 오전 5시쯤 제주시 소재 자택에서 잠을 자고 있던 연인 B씨의 머리를 둔기로 여러 차례 때리고 3시간가량 감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호소하는 B씨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3시간가량 붙잡아 두었다 뒤늦게 “B씨가 1층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고 119에 허위 신고했다.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B씨는 의료진에게 자신의 폭행 피해 사실을 알렸고, 병원 측은 이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범행으로 머리를 심하게 다친 B씨는 봉합수술을 받았으며 현재도 통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지난 6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여자친구가 잠꼬대로 듣기 싫은 말을 해 겁만 주려고 어깨를 치려고 했는데 시력이 나빠 머리를 때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A씨 측 변호인도 “피고인은 수사단계부터 폭행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다만 살인의 고의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단단하고 견고한 둔기로 머리를 타격할 경우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고, 머리는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위다”라며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증인 신문 과정에서 강압수사 등을 언급하며 2차 가해에 버금가는 피해를 주기도 했다. 다만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동종 범죄 전력은 없다는 점을 감안해 형량을 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