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2.0%)을 밑도는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며 기준금리를 현 3.25%에서 3.0%로 전격 인하했다. 지난달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며 3년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이후 연속 인하다. 연속 두 번 인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여 만에 처음인데, 한은은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수출 타격 우려가 성장률을 끌어내리며 금리 인하 시계를 앞당기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예상보다 경제 하방압력이 커져서 금리 인하 속도를 좀 더 빨리 가져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통화정책 운영 방향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기준금리를 경제상황 변화를 보아가며 추가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미국 대선 결과의 불확실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레드 스윕’(공화당의 상·하원 의회 장악)은 우리 예상을 넘어섰다”면서 “또 3분기 수출 물량이 생각보다 크게 줄었는데, 일시적인 요인보다는 경쟁 심화 등 구조적 요인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지난 8월 전망보다 0.2%포인트 낮췄다. 내년은 1.9%, 2026년은 1.8%로 계속 1%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