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에서 스프레이 형태의 입욕 제품이 폭발해 거품 목욕을 즐기던 모녀 3명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한국소비자원이 스프레이 형태의 거품 세제 분사제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소비자원은 한국가스안전공사(공사)와 공동으로 어린이용 버블클렌저 40개 제품의 화재·폭발 안전성을 확인한 결과, 밀폐된 장소에서 다량 분사할 경우 주변 전기제품 등에 의한 순간적인 스파크로도 화재와 폭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어린이용 버블클렌저 40개 제품의 분사제 성분을 확인해보니 조사대상 전 제품이 가연성 가스인 액화석유가스(LPG)를 사용하고 있었다.
LPG는 버블클렌저 분사 시 세정제 성분의 거품과 함께 용기 밖으로 배출되는데, 욕실과 같은 밀폐된 장소에선 공기보다 무거워 바닥 면에 축적된다.
밀폐된 장소에서 어린이용 버블클렌저를 분사한 후 전기 스파크에 의한 화재·폭발 가능성을 재현한 시험 결과, LPG가 약 90g 충전된 제품은 10초 분사 후, 약 40g 충전된 제품은 20초 분사 후 스파크를 발생시켰을 때 화염과 함께 폭발했다.
전국적으로 LPG가 들어간 스프레이형 제품에서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오후 인천의 한 주택에서 거품 목욕 도중 폭발 사고가 발생해 3살 아이와 9살, 엄마가 1도 화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은 입욕제에서 나온 LPG가 화장실에 있던 전기 벌레퇴치기와 반응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대구에서는 한 주택에서 쥐를 잡기 위해 LPG가 담긴 스프레이 살충제 20캔을 뿌렸다가 전기살충기와 반응해 대형 화재가 발생한 적 있다.
소비자원은 대상 연령과 사용 방식을 고려해 가연성 가스 대체 분사제 사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련 법령에 따라 버블클렌저 등 어린이가 사용하는 제품에 가연성 가스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주의사항 등을 표시하면 별도 규제 없이 판매 가능한 실정이다.
소비자원과 공사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린이용 버블클렌저 제조·판매 사업자에게 LPG 등 가연성 가스를 대체하는 분사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관련 부처에는 어린이 제품에 가연성 가스 사용을 금지하는 등 안전관리 방안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다.
소비자원은 “가연성 가스가 함유된 제품은 불꽃을 향하거나 화기 부근에서 사용하지 말고, 밀폐된 실내에서 사용할 경우엔 반드시 환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