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이 다 된 아버지를 때려 교도소에서 수감생활 중 코를 고는 동료 재소자에게 쓰레기통을 휘두른 40대가 "쓰레기통은 위험한 물건이 아니다"라고 항변했으나 특수폭행죄로 처벌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특수존속상해와 존속폭행, 가정폭력처벌법 위반,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 춘천시 집에서 아버지 B(69)씨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욕설하며 날카로운 물건으로 이마와 귀 부위를 여러 차례 찔렀다.
B씨에게 계속해서 돈을 요구했으나 '며칠 뒤에 주겠다'며 거절했다는 게 범행 이유였다.
100m 이내 접근 금지와 전화 등 연락을 금지하는 임시 조치까지 어긴 A씨는 결국 구속됐으나 교도소에서도 그의 폭력 성향은 고쳐지지 않았다.
A씨는 4월 8일 춘천교도소 수용실에서 옆자리에 자고 있던 C(26)씨가 코를 곤다는 이유로 얼굴을 발로 밟고, 플라스틱으로 된 쓰레기통 뚜껑을 휘두르는 등 폭행했다.
결국 이들 사건으로 법정에 선 A씨는 "쓰레기통 뚜껑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특수폭행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으나 1심은 위험한 물건이라고 판단하고, 징역 1년의 실형을 내렸다.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심에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으나 판단은 뒤바뀌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쓰레기통 뚜껑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으로, 통상 생활용품으로 인식되기는 하나 폭력행위의 도구로 사용될 경우 그 사용 방법에 따라 상대방이나 제삼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물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양형에 있어서는 "원심판결 선고 후 C씨의 처벌불원서와 합의서가 제출되기는 했으나 원심의 형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변경해야 할 정도로 양형조건에 본질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