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수감자 맞교환으로 풀려난 중국인 2명, 방산 스파이 유력

미·중 양국의 전격적인 수감자 맞교환으로 석방된 중국인들 중 2명이 2022년 미국에서 징역 9년형과 20년형을 각각 선고받은 방산 스파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 백악관은 간첩·마약 혐의로 수감됐다가 풀려난 자국민 3명의 신원을 공개했지만 중국 외교부는 맞교환 상대인 중국인 수감자 3명의 신원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29일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스파이 쉬옌쥔(徐延軍·44)과 엔지니어 출신의 스파이 지차오췬(徐延軍·33)이 미국 연방 교도소의 수감자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 당국자들에 의하면 중국과의 수감자 맞교환 협상에서 이들의 석방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만 실제 석방 여부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EPA연합뉴스

2003년부터 중국 국가안전부에서 근무한 쉬옌쥔은 신분을 위장해 미국 항공우주기업에 접근, 산업 기밀을 훔친 혐의 등으로 2022년 징역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지차오췬은 미 육군 예비군에 입대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는데, 엔지니어 출신으로 항공우주 및 국방 분야에 종사하는 화교 또는 중국인 8명의 정보를 수집해 중국 정보기관에 전달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2022년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지차오췬이 접촉한 중국 정보요원에는 쉬옌쥔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2명 외 나머지 1명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의 공식적인 확인이 없는 가운데 최근 ‘금언’이 해제된 관변논객 후시진(胡錫進)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석방된 2명의 이름과 혐의를 언급하며 “정보 활동을 했던 전직 군인 출신으로서 두 사람의 석방을 개인적으로 축하하고 싶다”는 글을 중국 뉴스플랫폼 봉황망에 올렸다.

 

이번 맞교환 조치는 중국이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내 중국 인권단체인 두이화재단의 존 캄 설립자는 “중국은 보통 수감자 교환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주는 작별 선물일 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중국의 양보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의 쉼 없는 노력으로 미국의 잘못된 구금 아래 있던 중국 공민(시민) 3명이 평안하게 조국으로 돌아왔다”며 “이는 어떤 때에도 중국이 동포를 포기하지 않으며, 조국은 영원히 그들의 튼튼한 버팀목임을 다시금 증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중국과의 수감자 맞교환 직후 대(對)중국 여행경보를 3단계인 ‘여행 재고’에서 2단계인 ‘평소보다 주의’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