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쇄신' 없는 삼성전자, 5만전자 탈피 가능할까 [뉴스+]

대대적 인사혁신 기대했지만...사실상 '현상유지' 불과

거듭된 실적 부진에 '5만 전자'로 눌러앉은 삼성전자가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 인사에 나섰다. 하지만 문책성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뉴시스

 

29일 삼성전자는 부사장, 상무, 펠로우, 마스터에 대한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부사장 35명, 상무 92명, 마스터 10명 등 총 137명을 승진시켰다.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승진폭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 리더를 비롯해 차기 신기술 분야에서 역량이 입증된 우수 인력을 다수 승진시켜 미래 성장을 가속화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 "30대 상무, 40대 부사장을 과감하게 발탁해 미래 경영자 후보군을 확대하고, 여성·외국인 리더들의 발탁 기조를 지속했다"고도 설명했다. 

 

앞서 삼성은 전날(28일) 사장단 인사에서 ‘2인자’ 정현호 부회장 등 핵심 경영진을 유임시켰다. 

 

정현호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장과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이 모두 자리를 지켰다. 

 

현재 미등기임원인 전영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하며 ‘대표이사 2인 체제’로 바꾼 게 유일한 변화다. 

 

문책성 인사는 반도체 부문의 개별 사업부장에 한정됐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이 물러나고 대신 전영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임한다.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은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한진만 미주(DSA)총괄 부사장으로 교체된다. 박용인 시스템엘에스아이(LSI)사업부장은 재신임받았다.

 

지난 10월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에 전영현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사과 메시지를 내놓은 데 이어, 이재용 회장도 지난 25일 법정에서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내놓으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전망됐지만 사실상 현상 유지에 가까운 인사를 내놓은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3개월 만에 20조원을 내다파는 등 위기설에 휩싸인 삼성전자가 이번 인사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엔 어려워 보인다. 

 

실제 주가 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다. 29일 오후 2시10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대비 1.8%(1000원) 내린 5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음주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관련 추가 규제를 발표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겹치면서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