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군용기 11대, KADIZ 진입 후 이탈…공군전투기 출격해 조치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11대가 29일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해 군이 대응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5분쯤부터 오후 1시 53분 정도까지 중국 군용기 5대와 러시아 군용기 6대가 동해 및 남해 KADIZ에 진입 후 이탈했다. 영공 침범은 없었지만, 양국 폭격기와 전투기 등이 KADIZ에 진입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 식별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으로, 개별 국가 주권 사항인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다만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 안에 진입하는 군용 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이지만, 중·러가 우리측 KADIZ에 진입할 때는 한 차례도 미리 통보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23년 5월 24일 중러 양국이 합동 비행훈련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중국 훙(H)-6K 폭격기, 러시아 Tu-95MS 전략폭격기, 중국 젠(J)-16 전투기 등이 나란히 비행하는 모습. 뉴시스

이날 합참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들은 이어도 쪽에서 대한해협을 거쳐 독도 쪽으로 향했고, 러시아 군용기들은 북동쪽에서 독도를 향해 남하했다. 독도 남방 해상에서 일정 시간 같이 비행하다가 이후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우리 군은 중국 및 러시아 군용기가 KADIZ에 진입하기 이전부터 식별했고,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을 대비한 전술 조치를 실시했다”고 전했다. 합참은 양국이 연합 공중훈련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중국군과 러시아군이 동해 공역에서 제9차 연합 전략순찰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2019년부터 중·러는 연합훈련 등 명목으로 연간 1∼2차례 정도 군용기를 KADIZ에 진입시키고 있다. 중·러 군용기의 동시 KADIZ 진입은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근 1년 만이다. 

 

최근 4년간 중국 군용기가 우리 군에 사전 통보 없이 무려 300회 넘게 KADIZ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 횟수는 2020·2021년 70여회에서 2022년 60여회로 다소 줄었다가 지난해 130여회로 늘어났다고 부 의원은 전했다. 연평균 82.5회에 해당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러시아 군용기 역시 사전 통보 없이 총 50여회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20년 10회 미만, 2021년 10여회, 2022년 20여회, 2023년 10여회로 조사됐다. 일본 군용기는 총 2610여 회에 걸쳐 한·일 중첩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 다만 일본 군용기는 진입 전 우리 군과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