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6거래일 만에 다시 25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 우려와 엔화 강세 등 영향으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한 영향을 받았다.
29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1.95% 하락한 2455.91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25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21일 이후 처음이다.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2.34% 하락한 5만4200원을 기록했고 LG에너지솔루션(-5.22%), POSCO홀딩스(-4.40%) 등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충격을 받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추가 관세 부과와 반도체 보조금 관련 우려로 반도체주에서 자금이 빠져나갔고 이차전지 종목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후퇴 전망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불안한 국내 경제상황도 투자심리를 위축했다. 통계청은 이날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전(全) 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가 전달 대비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건설업 생산이 4.0% 감소해 6개월 연속 줄었고 재화소비 지표인 소매판매가 0.4% 감소하는 등 내수에 경고등이 켜졌다.
엔화 강세도 불안 요소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달러당 150엔 아래로 떨어지면서 지난 8월5일 증시 폭락을 야기했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다시 제기됐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저리로 엔화를 빌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엔화 가치가 상승에 따라 해외 자산 등에 자금을 회수하면서 주식시장에 변동성이 커진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주식을 7483억원 순매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9원 내린 1394.7원을 기록하며 원화 약세가 이어졌다. 코스닥도 이날 2.33% 하락한 678.19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는 트럼프 당선에 따라 현재 국내 시장의 불안심리가 고조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내각 인선만으로도 시장이 온탕과 냉탕을 오갈 정도로 트럼프 정책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져 있다”며 “(국내) 정책 모멘텀 부재와 트럼프 행정부의 과세, 보조금 폐지 우려, 중국의 경기부양 실망감 등이 일제히 반영됐으나 불확실성 요인들이 정상화 과정을 거치면서 반등을 이어갈 것이라 전망 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