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연말 ‘산타 랠리’에 목말라 있다. 통상적으로 12월은 증시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는 경향이 강하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미국 대선이라는 불확실성 해소로 힘을 받아 연말 랠리에 올라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연말마다 찾아오는 상승 랠리는 배당을 받기 위해 주식 현물을 사고 선물은 파는 배당 연계 차익거래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코스피의 12월 수익률을 보면 2019년 5.25%, 2020년 10.89%, 2021년 4.88%, 2022년 마이너스 9.55%, 2023년 4.73%로 다섯 번 중 네 번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올해는 상승 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그간의 12월 수익률은 그해 1~11월 시장 분위기의 연장선상에서 정해지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12월 코스피 수익률이 플러스였던 4개년 중 3개년은 1~11월 수익률 역시 플러스로 장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도별 1~11월 수익률을 보면 2019년은 2.3%, 2020년과 2023년은 각각 17.91%와 13.36%를 기록했다. 2022년도 1~11월 수익률이 마이너스 16.96%로 12월(마이너스 9.55%)과 방향이 일치했다.
반면 2021년의 경우 1~11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1.2%인데 12월 수익률이 4.88%로 분위기가 반전돼 예외적인 사례가 됐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예외적인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당시는 연말로 갈수록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상당 부분 뒷받침해줬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2021년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1월과 12월에 각각 2조5787억원, 3조3525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반등에 힘을 보탰다. 올해의 경우 외국인이 8~11월 4개월 동안 매도 우위를 지속했다. 9월(7조9072억원)에 비하면 11월(4조3000억원)은 순매도 규모가 줄었으나, 절대적인 규모는 큰 편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고, 경기 부진의 주원인인 수출둔화세가 일시적 요인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에 기반해 쉽사리 개선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미국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는커녕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것도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내년 1월 트럼프가 취임해야 정책적인 불확실성이 사라질텐데 그 전까지는 발언 하나하나에 변동성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