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군청으로 밤에는 학교로 출근합니다.”
올해로 6년 차 공무원인 충북 단양군 이주석(36·사진) 주무관은 매주 목요일 밤이면 ‘단양야간학교’로 출근한다. 그는 1일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는데 익숙해지니까 오히려 재밌다”며 “제2의 고향에서 보람차고 재미있게 생활하는 활력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주무관이 야학교사로 발을 디딘 것은 야학 담당 팀장이었던 공무원 선배의 권유로 시작됐다. 선배 공무원은 인구 3만명이 안 되는 단양에서 늦깎이 학생들을 가르칠 교사가 절실하던 차에 충북대 국어국문학과를 나온 이 주무관을 설득했다.
공직을 시작하고 이듬해인 2020년 1월부터 늦깎이 학생을 위해 야학교사로 교단에 섰다. 청주 출신으로 제2의 고향인 단양에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 한쪽에 자리했던 생각이 그를 움직였다.
대학에서 국어국문과를 전공했으나 중학교와 고등학교 국어 과목은 사뭇 달랐다.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학생들의 눈높이도 고민이었다. 이 주무관은 “수업 시간을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수업 전 매일 1~2시간씩 연구한다”고 전했다.
단양야간학교는 지난달 28일 제24회 졸업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학생 2명이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취득해 졸업했다. 군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문해교육을 받을 수 있게 야간학교를 지원하고 성인문해교육 마을 학습장을 운영 중이다. 모자가 동시에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하기도 했다. 캄보디아 등 다문화가정 학생들도 초·중·고 검정고시를 통해 학업을 이어간다.
이 주무관은 “60세가 넘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분이 4월 중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8월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신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그분들이 정규 교육과정을 밟았으면 얼마나 공부를 잘하셔서 인재가 되셨을지 생각하게 된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