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 에이전트’ 개발 속도 오픈AI ‘오퍼레이터’·구글 ‘자비스’ 독립적으로 작업 수행 가능 전망 일각 “통제 불능 위협 우려” 경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술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확장하는 가운데 미국 빅테크(거대기술) 기업들은 AI 에이전트(대리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컴퓨터 스크린에 있는 내용을 해석하는 등 특정 작업을 수행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행동하는 AI 시스템이다. AI가 인간의 업무를 보조하는 걸 넘어 대체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연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일상 업무를 대신할 ‘오퍼레이터’란 코드명의 AI 에이전트는 지난 5월 공개한 음성 소통이 가능한 ‘GPT-4o(포오)’ 이후 다시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할 혁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퍼레이터는 사용자의 명령이 없이도 컴퓨터를 제어하고 독립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을 것으로 예측된다. 블룸버그는 오퍼레이터 프로젝트를 두고 “AI 시스템이 텍스트와 이미지 처리를 넘어 컴퓨터 인터페이스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연내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AI 에이전트와 동일한 이름의 ‘자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자비스는 AI가 사용자로부터 웹브라우저를 넘겨받아 검색이나 쇼핑, 항공권 예약 등의 작업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AI 퇴사자들이 세운 AI 기업 앤트로픽이 지난 10월 공개한 AI 에이전트 ‘컴퓨터 유즈(Computer Use)’는 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놀랍다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컴퓨터 유즈는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인 ‘클로드 3.5 소네트’ 기반으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로, 키보드와 마우스 입력 등 조작 등을 ‘인간처럼’ 스스로 수행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를 본 한 업계 관계자는 “스스로 추론하는 무료 연구직원을 갖거나 초능력(Super power)을 얻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AI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은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 면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노벨화학상은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아버지로 더 잘 알려진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허사비스와 딥마인드 연구원 존 점퍼가 차지했고, 물리학상은 AI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 미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이는 AI 기술이 현대과학 전면에 등장한 것으로 평가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전문가들은 AI가 수년 내 인간을 넘어설 것으로 확신한다.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지난 3월 인간과 같은 수준의 AGI(범용인공지능)가 “5년 이내에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노벨상 이후 AI의 ‘공식적인 등장’과 함께 이를 둘러싼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힌턴 교수는 노벨물리학상 수상 후 “AI가 산업혁명에 비견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여러 가지 가능한 나쁜 결과, 특히 이것들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는 위협에 대해서 우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