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 김동규, 전재산 100억 날린 사연…“믿었던 지인에 서류도 안 보고 사인해줘”

MBN ‘가보자GO’ 시즌3 갈무리

 

국내 대표 성악가인 바리톤 김동규(59)가 1백억 원에 달하는 사기 피해를 입은 사연을 떠올렸다.

 

김동규는 지난달 30일 방송된 MBN ‘가보자GO’ 시즌3에 출연해 지난 삶을 회고하던 그는 인생의 위기를 맞은 순간을 상기했다.

 

그는 “친한 지인이었기에 의심하지 않았다”며 사기 당한 이야기를 꺼내놨다. 이어 “두 배로 만들어준다는 말에 그냥 서류도 안 보고 사인했다”고 사기 당한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그 사람이 사기를 쳤다기보단 상황이 사람을 사기 치도록 만든 거다. 사업하다 망했으니까”라며 “사기 피해 금액은 100억 정도였다. 그나마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지킨 게 다행이다. 전 재산을 잃었다”고 말했다.

 

김동규는 “속이 상하고 가슴이 미어지고 앞이 깜깜했다”며 “다행히 지금은 잘 이겨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일 이후 누가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그냥 주면 줬지, 빌려주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동규는 지난해 4월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 출연했을 때도 사기 피해를 고백하며 “부모님이 다 예술가라 교육 패턴이 굉장히 달랐다. 경제 교육이 전혀 없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아는 형이 ‘은행에 두면 뭐 하냐. 내가 내후년에 두 배로 불려줄게’ 하더라. 그러면 갑자기 재벌이 되겠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며 “사기라는 게 웃긴 게 상황이 그걸 만들더라”고 회상했다.

 

한편 김동규는 이날 이혼한 사정도 꺼내놨다. 김동규는 1992년 동료 성악가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 한 명을 뒀고, 1999년 이혼했다. 김동규는 “7년 살고 정리했다”며 “내 문제점은 내가 안다. 서로 배려할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르면 헤어지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 사람과 평생 사는 건 복이다. 상대의 공간을 그만큼 이해하고 멀리했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멀리한다는 게 나쁜 의미가 아니다. 나는 전 아내와 정신적인 공간까지 같이 썼다. 함께 공연장에 가고 함께 공연하고 늘 같이하다 보니 더 이상 대화할 게 없었다”라며 “자녀는 1명 있다. 지금 서른살인데 어렸을 때 보고 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인 김동규는 1989년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로 국내에서 데뷔한 이후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 베르디 국립음악원에 수석 입학했다. 25세 나이에 동양인 최초로 유럽 3대 오페라 극장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의 주연으로 발탁돼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는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간 클래식 음악가로, ‘열린음악회’ 같은 대중음악 프로그램 뿐 아니라 예능, 토크쇼에도 자주 출연했다. 이혼 후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곡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많은 이들에게 각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