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프랑스 미국 대사에 이어 아랍·중동 문제 담당 고문에 자신의 사돈을 임명하기로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이방카 트럼프의 남편이자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를 각각 대통령보좌관과 대통령 수석고문으로 지명하며 ‘족벌정치’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2기 행정부에서도 족벌정치가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1일(현지시간) 자신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레바논계 미국인인 마사드 불로스를 아랍 및 중동 분야 선임 고문으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불로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딸 티파니 트럼프의 시아버지다.
트럼프 당선인은 “마사드는 유능한 변호사이자 재계에서 크게 존경받는 지도자로 국제무대에서 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그는 대선 선거운동에서 자산으로 아랍계 미국인 커뮤니티와 새로운 연합을 맺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사드는 거래 해결사이자 중동에서의 평화에 대한 확고한 지지자”라면서 “그는 미국과 미국의 이익을 강력하게 옹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불로스와의 가족관계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아버지 찰스 쿠슈너를 주프랑스 미국 대사로 지명했다. 찰스 쿠슈너는 부동산 개발업을 통해 부를 쌓은 사업가로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자금을 후원했다. 찰스 쿠슈너는 탈세, 불법 선거자금 제공, 증인 매수, 거짓 증언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04년 유죄 판결을 받고 14개월을 복역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임기가 남은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하기로 하고 후임에 충성파인 캐시 파텔 전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임명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지속하고 있다.
파텔 지명자는 FBI가 부패했고 정치조직화됐다고 주장하고, 국방장관 비서실장으로 2020년 대선을 ‘사기’라고 주장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에 업무 이양을 방해하는 등 논쟁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파텔 지명과 관련해 ABC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FBI 국장은 10년 임기로 임명된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FBI 국장 임기가 10년인 것에 대해 “이는 어떤 대통령의 임기를 넘어선다는 의미”라면서 “그래서 우리는 실제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때) 지명한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을 물려받았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마이크 라운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A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과거 레이라는 아주 좋은 사람을 선택했다”며 “앞으로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가 실제로 (파텔) 지명을 밀어붙일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CNN 인터뷰에서 파텔을 1930년대 소련 스탈린 정권의 2인자로 비밀경찰인 내무인민위원회(NKVD: KGB의 전신) 수장을 맡았던 라브렌티 베리야에 비유하며 “상원은 이 지명을 100대 0으로 거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