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10대 여성인 척 대화하며 이용자들로부터 수천만원의 돈을 입금받은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 10단독(부장판사 김태현)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전 육군 하사 A씨(23)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4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2021년 4월14일부터 지난해 11월24일까지 불특정 다수의 남성으로부터 총 282회에 걸쳐 4600만여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다수의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허위 사진과 친누나의 이름을 사용한 인적 사항 등을 올려놨다.
그는 자신을 ‘인천에 살고 있는 18세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채팅으로 알고 지낸 피해자들에게 거짓말을 해 이들의 동정심과 환심을 샀다. 또 남성이라는 점을 들키지 않기 위해 친누나 명의로 된 은행 계좌로 현금 이체를 요구한 것이다.
A씨는 주로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세 들어 사는 집주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라거나 “혼자 살고 있는데 밥을 굶고 있다”, “성범죄 피해를 봐서 당장 일을 쉬고 있다”, “고아라서 남동생과 어렵게 살고 있다” 등 상황을 거짓으로 꾸며냈다.
피해자 대부분은 일회성으로 금액을 보냈다. 보통 한 끼 식사비로 쓸만한 1만~2만원 가량의 소액. 그러나 일부는 50만원~90만원 정도의 금액을 한꺼번에 이체해주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반복적으로 같은 범행을 되풀이해 범행 기간이 길다”며 “피해액의 합계 금액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 사건 전까지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과 일부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종합해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