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살해하고 피해자의 지문을 이용해 6000만 원을 대출받은 30대 남성이 구속된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강도살인 및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지난달 28일 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2일 경북 김천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남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던 중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오피스텔 주변을 배회하며 무작위로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B씨의 집 앞에서 서성이다 범행을 저질렀다. B씨가 "비켜주세요"고 말하자 A씨는 즉흥적으로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A씨는 피해자의 신분증과 현금카드를 챙겨 병원을 찾아 손을 치료받았으며, 이후 편의점, 택시, 숙박업소 등에서 피해자의 카드를 이용해 수백만 원을 결제했다.
A씨는 더욱 대담한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피해자의 시신에서 지문을 채취해 B씨 명의로 6000만 원을 대출받았다. 금액을 일부 사용했다.
B씨의 가족이 "B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자, A씨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집에 없다"는 등 거짓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의심을 피하려 했다.
가해자 지인 제보로 붙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 전화를 받은 수사팀장이 수상하게 여겨 동선을 확인했다. 유가족 측은 해당 경찰관 덕에 검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의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A씨는 긴급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초기에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자 범행을 시인했다.
유족 측은 세계일보에 "가해자 신상정보 공개를 신청했다. 빠른 시일 내에 결정이 났으면 한다"며 "경찰관이 신고전화를 놓치지 않고 수사에 착수해 용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던 거 같다.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의 범행 동기와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사이코패스 성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의 충격적인 범행 수법과 잔혹성에 따라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