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팝의 전설 엘튼 존(77)이 시력을 잃어 자신이 작곡을 맡은 뮤지컬 공연을 볼 수 없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엘튼 존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뮤지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자선 공연 행사에 참석해 “알다시피 나는 시력을 잃어서 많은 시사회에 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로 잘 알려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뮤지컬 버전의 음악을 작곡했다. 작품에 대해 엘튼 존은 “보는 것은 어려웠지만, 듣는 것은 아주 좋았다. 그래서 오늘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남편 데이비드 퍼니시의 부축을 받으며 행사에 나타난 그는 남편에 대해 “바위처럼 든든한 사람”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지난 9월 엘튼 존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시력에 문제가 있음을 알렸다. 그는 “심각한 눈 감염 때문에 시력이 제한됐다”며 “치유는 되고 있지만 속도가 매우 느려서 시력이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엔 미국 ABC ‘굿모닝 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양 쪽 눈이 모두 좋지 않다고 고백했다. “불행히도 지난 7월 프랑스 남부에서 감염으로 오른쪽 눈 시력을 잃었고 4개월간 앞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왼쪽 눈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눈 때문에 스튜디오 녹음이 어려워 다음 음반 작업도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1969년 데뷔한 엘튼 존은 ‘유어송(Your Song)’, ‘로켓맨(Rocket Man)’, ‘아임 스틸 스탠딩(I’m Still Standing)’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낸 대중음악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1998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기사 작위를 받았고, 지난 1월에는 미국 에미상을 수상해 미국 대중문화계 4대 주요 상(에미상, 그래미상, 오스카상, 토니상)을 모두 받은 ‘EGOT’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2005년 12월21일 영국에서 시민결합이 허용되자 1993년부터 교제한 동성 연인 데이비드 퍼니시와 법적 파트너가 됐고, 2014년 동성결혼이 허용되자 그해 12월21일 결혼했다. 데이비드 퍼니시는 엘튼 존의 매니저이기도 하다. 부부는 대리모를 통해 두 아들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