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기로 父에 간 이식… 가족 지킨 고3

장희수군 가천효행상 대상

집안일 도맡아… 용접공 목표
고1 최송희양도 수상자 선정
다문화효부상 대상 김민서씨

부산전자공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장희수(18)군은 지난해 간암으로 생사기로에 놓인 아버지를 위해 큰 결단을 내렸다. ‘네 식구가 있어야 가족이 완성된다’는 마음으로 망설임 없이 자신의 간 70%를 공여했고, 아버지는 13시간의 대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간의 크기에 맞춰 절개가 이뤄져 배에 작지 않은 흉터가 남았지만, 가족을 지킬 수 있어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장군은 어린 동생을 돌보며 집안일까지 도맡고 있다. 오랫동안 바라던 직업군인의 꿈을 접는 대신 용접직무로 목표를 재설정해 학업에 전념 중이다.

 

가천문화재단은 참된 효심으로 묵묵히 효를 다하는 ‘현대판 심청이’에게 주는 ‘제26회 가천효행대상’ 가천효행상 부문 대상에 장군과 인천 신명여고 1학년 최송희(16)양을 각각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장희수(왼쪽부터), 최송희, 김민서.

최양은 소녀가장이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살아와 애정이 각별한 할머니가 수차례 허리 수술로 거동이 불편해 지근거리에서 돌보고 있다. 매일같이 일찍 일어나 어린 세 명의 동생들을 챙기고, 등교 전 병원에 들러 세심히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방과 후엔 할머니가 좋아하는 반찬을 직접 만들어 가져가고, 팔과 다리를 주무르며 지극 정성으로 간호한다. 이런 책임감 있는 모습은 학교에서도 드러나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다.

 

다문화효부상 대상 수상자 김민서(45)씨는 베트남 출신이다. 2010년 결혼 후 울산에 정착하고 한국으로 귀화했다. 나이가 많아 혼자서는 쉽게 움직이기 힘든 시어머니를 14년 동안 봉양하며 지적장애를 앓는 딸을 보살피고 있다. 치매를 앓다 3년 전 하늘나라로 간 시아버지 돌봄도 고스란히 김씨 몫이었다. 집을 나섰다 시아버지가 돌아오지 못할 때면 김씨는 온 동네를 헤집고 다녔으며, 집에 모셔와서는 따듯한 밥을 상에 올렸다.

 

효행교육상 대상은 효행을 중심으로 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인천시 남동구립지역아동센터가 받았다. 가천문화재단은 가천효행상 본상 4명·특별상 4명, 다문화효부상 본상 2명, 다문화도우미상 대상 1개 단체·특별상 1개 단체, 효행교육상 본상 1명을 선정했다.

 

이번 수상자에게는 총 1억원의 상금과 상패가 증정된다. 시상식은 12일 가천대 의과대학에서 열린다. 가천효행대상은 가천문화재단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1999년 심청전의 배경인 인천 백령도에 심청 동상을 제작해 기증한 것을 계기로 제정됐다. 이번까지 모두 330명의 효녀와 효부가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