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후폭풍에 경기 악화 불가피… 민생은 ‘각자도사(各自圖死)’로

간밤의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경기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일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집중 지원을 약속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터라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허망함이 극에 달하고 있다.   

 

4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자영업자 지원이 다 끊기는 것 아니냐”, “이럴 거면 민생토론회는 왜 했냐” 등의 날 선 반응이 쏟아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충남 공주시 공주산성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충남 공주시에서 ‘다시 뛰는 소상공인·자영업자, 활력 넘치는 골목상권’을 주제로 임기 후반기 첫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배달앱 수수료 인하, 노쇼 및 악성리뷰 피해 구제 조치 등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자영업자 지원을 넘어 더 근본적으로 소비 심리 진작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내수진작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민생토론회 종료 약 30시간 만인 지난밤 10시23분에 긴급 대국민담화를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다. 서울에서 15년째 요식업을 하고 있는 김모(남·49)씨는 “이번 사건으로 대통령이 민생은 안중에 없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결국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체념한 듯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지금도 너무 힘든데 계엄령 후폭풍 탓에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했다 국회의 의결로 계엄을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번 계엄령으로 경기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국가 신인도 저하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 해외 투자 감소 등으로 고물가와 경기침체의 악순환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또 “탄핵이든 개헌이든 일이 마무리되기까지 한동안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며 “소상공인이나 기업들은 ‘각자도사(各自圖死)’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97%, 1.91% 하락으로 출발했으며, 코스피의 경우 2500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뒤 가파르게 상승해 4일 오전 12시20분 1442.0원까지 급등했다가 오후 2시 기준 1412.3원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