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하루 종일 생활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늘봄학교에는 장난감도 많고, 게임도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학원보다 더 좋아요.”
지난 2일 오후 부산 남구 문현초등학교. 정규수업을 마친 1학년 윤예진양 등 학생들이 학년별로 모여 선생님과 함께 다양한 수업과 게임을 진행하고 있었다. 교실 한편에는 학생들이 먹은 간식 용기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윤양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오후 시간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낸다. 학교가 오후 1시30분부터 운영하는 ‘부산형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문현초는 전교생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저학년(1∼2학년)과 고학년(3∼6학년)으로 반을 나누고, 요일별로 한글놀이와 음악·미술교실, 수학놀이, 행복놀이, 악기놀이 등 다양한 맞춤 학습형 늘봄프로그램을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늘봄학교 등 부산시교육청이 추진하는 교육정책이 전국 교육 당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당초 학부모들의 자녀양육과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늘봄학교는 교육기회 확대로 이어지면서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4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늘봄학교 운영으로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과 자녀양육 부담이 각각 87.5%와 96.8% 감소했다. 부산교육청이 6월 17∼20일 부산 지역 초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3940명과 긴급 돌봄 참여 학부모 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특히 지난 9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면서 부산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강서구 명지동에 전국 최초의 ‘늘봄전용학교’가 문을 열었다. 이곳은 인근 7개 초교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회화·방송댄스·음악줄넘기·과학탐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보살핌과 학습형 늘봄을 동시에 제공한다.
시교육청은 내년 늘봄학교 예산을 올해보다 413억원이 늘어난 647억원으로 책정하고, 신학기와 함께 기장군 정관 지역에도 늘봄전용학교를 개설할 예정이다. 또 늘봄수요가 많고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 5곳에 기존 학교 등의 시설을 활용해 늘봄전용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아침 체육활동을 통해 인성을 함양하는 ‘아침체인지(體仁智)’ 시행도 부산이 처음이다. 지난해 아침체인지를 도입한 지 1년 만에 부산 지역 전체학교의 94%에 달하는 594개 학교가 동참하고 있다. 아침체인지는 △잠자는 교실을 깨어 있는 교실로 변화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학생상 정립 △존중과 배려의 실천문화 정착 등의 효과를 거두며 교육부의 공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 방안으로 선정돼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지난 2년간 숨 가쁘게 달려온 부산교육의 본격적인 도약과 비상은 지금부터”라며 “지금까지 교육정책이 초등학교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내년부터 유보(유치원·어린이집)통합을 통한 영유아 교육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