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에 ‘혜성’ 뜰까

김혜성 美 포스팅 명단 공시… 5일부터 비공개 협상 돌입

외신, 정교한 타격능력 등 주목
“여러 포지션서 수준 높은 수비”
시애틀 매리너스 영입설 나와
빅리그행 ‘운명의 한 달’ 스타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향한 김혜성(25·사진)의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국에서는 김혜성이 정교한 타격 능력과 빠른 발을 가진 건 물론 다양한 포지션에서 수준 높은 수비력을 가진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혜성이 이미 여러 구단의 영입 리스트에 오른 만큼 빅리그 진출 가능성은 작지 않아 보인다.

MLB 사무국은 5일 오전 2시 김혜성 이름이 포함된 포스팅 명단을 공시했다. 키움은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김혜성 포스팅 공시를 요청했고, KBO는 이를 MLB 사무국에 전달하면서 본격적인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김혜성은 5일 오후 10시부터 본격적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한 협상에 돌입하게 된다. 마감은 다음달 4일 오전 7시까지다. 이때까지 김혜성이 계약 소식을 알리지 못할 경우 포스팅은 자동 종료된다.

과거부터 메이저리거를 꿈꿨던 김혜성은 소속 구단인 키움 동의하에 포스팅 진출을 준비했다. 지난 6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사인 CAA스포츠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고, MLB 사무국은 10월31일 KBO에 김혜성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포스팅 신청 시점을 고민하던 김혜성은 지난달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로 출국했다. 김혜성 소속사가 마련한 훈련장에서 땀을 흘리며 포스팅 일정을 밟아나갈 계획이다.

2017년 넥센(현 키움)에 2차 1라운드 7순위로 지명된 김혜성은 2024시즌까지 KBO리그에서 95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 37홈런, 386타점, 211도루를 기록했다. 2022년부터 한국 최고 내야수로 자리 잡은 김혜성은 올 시즌 타율 0.326, 11홈런, 75타점, 3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41로 한껏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다양한 수비능력도 장점이다. 김혜성은 2021년 유격수로, 2022년과 2023년에는 2루수로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2루수와 유격수로 골든글러브를 받은 건 김혜성이 유일하다. 또 김혜성은 2023년 신설된 수비상에서 2년 연속 2루수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외신은 이런 김혜성에 대해 세세히 소개하며 시애틀 매리너스행을 점치고 있다. MLB닷컴은 최근 7년간 시애틀 2루수 가운데 OPS(출루율+장타율) 0.700을 넘긴 선수가 없었다며 김혜성에 군침을 흘리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애틀 외에도 2루 보강이 필요한 보스턴 레드삭스나 LA 에인절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도 김혜성의 이름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다. 김혜성은 앞서 “에이전시를 통해 여러 팀과 대화를 나눴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전부”라며 “제안해 준 팀 가운데 많이 뛸 수 있는 구단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혜성이 빅리그에 진출한다면 키움은 ‘빅리거 사관학교’로 명성을 날리게 될 수 있다. 키움은 2015년 강정호를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2016년 박병호를 미네소타 트윈스에 보냈다. 또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한 김하성과, 2024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합류한 이정후 역시 모두 키움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포스팅을 통해 한국 선수를 영입한 MLB 구단은 한·미 선수계약에 따라 해당 선수의 원소속구단에 이적료를 지급한다. 계약 금액이 2500만달러 이하이면 MLB 구단은 금액의 20%를, 5000만달러 이하일 경우엔 500만달러와 2500만달러 초과 금액의 17.5%를 원 소속 구단에 줘야 한다. 계약 총액이 5000만달러를 넘어설 경우 MLB 구단은 937만5000달러와 5000만달러 초과 금액에 대한 15%를 원 소속 구단에 지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