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사업비 1조5000억원 규모로 서울 강북권 도시정비 사업 ‘대어(大漁)’급으로 거론되는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전이 가열되고 있다. 국내 건설사 ‘빅2’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수주 경쟁 중인데, 두 회사는 설계와 조경에 이어 내부 인테리어의 차별점을 부각하며 조합원 표심을 얻기 위한 진검 승부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조합원 한강 조망을 극대화한 특화 설계를 통해 조망 프리미엄을 확보하고 세대 내에서도 이 같은 조망의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제안을 했다고 4일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를 위해 우선 세대 거실에 조망형 삼중 유리 단창을 적용했다. 삼중 단창은 일반적으로 적용되던 이중창에 비해 외부 소음 차단과 단열과 결로에도 뛰어나 최근 선호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삼성물산은 입주민들이 차별화된 주거 경험을 경험할 수 있도록 미래 주거 기술인 ‘넥스트홈’을 한남4구역에 반영한다. 이는 라이프스타일과 세대 구성원에 따라 입주민이 자유롭게 공간을 꾸밀 수 있는 옵션이다. 삼성물산은 이를 위해 내부 공간은 가구 자체가 하나의 벽이 되는 자립식 가구를 설치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인필(In-Fill)’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날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에 천장고 2.7m와 높이 2.5m의 조망형 창호를 제안하며, 차원 높은 공간감과 개방감을 선사할 것을 약속했다. 일반적으로 천장고를 높이는 설계는 원가 상승뿐만 아니라 시공 난도까지 증가시킨다. 그럼에도 현대건설은 입주민들에게 차원 높은 개방감과 공간감을 선사하기 위해 한남뉴타운 최고 높이의 천장고를 제안했다.
높은 천장고는 일조량과 환기량의 개선에도 도움을 줘 쾌적한 주거환경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대건설은 2.5m 높이의 창호를 제안하며 단지 입주민의 프리미엄 조망권을 완성할 수 있게 했다. 조망형 창호에는 미라클 윈도 기능이 적용돼 주·야간 투명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창호를 단순한 창이 아닌 외부 풍경을 담아내는 거대한 캔버스이자 실내와 자연을 연결하는 창구로써 의미를 부여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내에 서울시청 잔디광장(6283㎡)의 5배가 넘는 면적을 녹지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삼성은 지난달 제출한 입찰서에서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해 한강변 전면에 배치된 4개동을 나선형 구조로 설계한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제안했다. 현대건설 역시 세계적 건축사무소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손잡고 단지명으로 ‘디에이치 한강’을 제안, 여성 최초로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받은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 철학을 설계에 담겠다고 전했다. 기존의 직선형 설계를 과감히 벗어나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 8만8000장을 사용하는 설계가 핵심이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용산구 보광동 일대에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 동, 2331가구와 부대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총 1조5723억원 규모다. 시공사 선정은 2025년 1월18일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