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일 것을 암시하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6단독(송혜영 부장판사)은 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사회봉사를 지난달 28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4일 오전 1시 57분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정부역에서 불특정 다수를 살해할 것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그가 올린 문제의 글은 "내일모레 의정부역 기대해라 XX야"라는 제목이었으며, 14명의 사상자를 낸 성남시 분당구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직후 게재됐다.
재판부는 "묻지마 칼부림 사건으로 사회적 불안이 확산하던 시기, 특히 분당 서현역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하루도 지나지 않은 시간에 다수인을 살해할 것을 암시하는 글을 작성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또 이 사건 범행으로 의정부역에 경찰이 60명 이상 배치되는 등 국가 공권력이 불필요하게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실제로 행동할 의사는 없었던 점 등도 고려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SNS 등에 흉기난동을 예고하는 글을 올려 협박 혐의로 기소된 20대 한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당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과 같은 날, A씨는 "내일 칼부림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어 게시글에는 "어디서 할까"라는 내용을 적어 불특정 다수를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는 이러한 사건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A씨의 범행이 단순한 협박을 넘어 다수에게 심리적 공포를 안기고 경찰력을 낭비시켰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흉기난동 위협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인터넷을 통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살인과 같은 중대 범죄를 예고하는 행위는 사회적 불안감을 심화시키고 공권력을 낭비시키는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흉기난동 예고 사건이 실제 범행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사회적 불안을 조장하며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사당국은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의 위협적인 발언도 철저히 추적해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