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본예산 ‘1조 시대’…이현재 “시민 행복·미래 성장,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첫 1조원대 본예산 편성…핵심사업 분야 중점 추진
이현재 시장 “미래 경쟁력 키울 핵심사업에 집중”
올해 3차 추경안 비해선 감소…민생·경제에 집중

“민생·경제 예산을 고르게 반영해 민선 8기 2년간 추진해 온 정책들이 내년에 열매를 맺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현재 하남시장)

 

‘K-스타월드’와 ‘캠프콜번 복합단지’ 조성 등을 추진 중인 경기 하남시가 처음으로 1조원 규모의 본예산을 편성했다. ‘시민 행복’과 ‘성장 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조처다.

 

4일 하남시에 따르면 시가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한 내년 본예산안은 1조111억원 규모이다. 지방소득세가 100억원가량 감소하는 등 올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비교하면 779억원(7.16%)이 줄었지만, 본예산 기준으로는 첫 1조원대 진입이다.

 

이현재 하남시장이 4일 열린 시의회 본회의에서 본예산안 편성 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하남시 제공

◆ 교통·문화·교육·도시개발·경제…5대 핵심사업

 

이현재 시장은 이날 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 참석해 예산 편성과 시정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민생예산으로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고, 경제예산으로 도약하는 하남을 이끌기 위해 △교통 △문화 △교육 △도시개발 △경제의 5대 핵심분야별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이 꼽은 첫 번째 핵심분야는 ‘교통’이다. 올해 상반기 시정만족도 조사에서 ‘교통 인프라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점을 반영했다. 우선 174억원을 투입해 마을버스 준공영제와 시내버스 공공관리제를 안정화할 계획이다. 이어 수석대교 신설 공사로 인한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소통창구 개설, 주민설명회 개최 등을 추진한다.

 

학암1교 신설 및 소하천 정비공사에는 30억원이 투입된다. 또 6억원의 예산을 서부권역 버스공영차고지 실시설계에 편성해 감일·위례 지역의 버스 운송원가를 낮추고 이용 편의성은 높인다. 

 

내년 12월까지 미사한강공원과 한강 산책로를 연결하는 보행통로 조성을 마쳐 한강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 미사숲공원에 조성되는 어린이 교통공원에는 12억5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어린이보호구역 개선, 워킹스쿨버스·학교보안관 관련 사업도 지속 추진해 안전한 통학 환경 조성에 나선다.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운영에는 39억원이 편성됐다. 대중교통 이용이 힘든 장애인과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의 교통 편의를 지원하고 동시에 70세 이상 시민 3만명에게 연 16만원의 교통비를 지급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하남시청

◆ ‘문화도시’ 하남…출산·교육·돌봄 원스톱 서비스

 

‘문화’는 하남의 자존심으로 꼽힌다. 수도권 최고의 문화·레저도시를 꿈꾸는 하남은 버스킹 공연과 축제를 통해 시민들의 삶을 풍성하게 가꾼다는 복안이다.

 

위례·감일 지역에선 버스킹 특별공연을 열고, 권역별 맨발길도 조성한다. 검단산 등산로와 누리길 사업에는 10억원이 투입된다. 또 감일근린3호공원에 어린이물놀이장과 반려견놀이터 를 운영하고 창우·검단 배드민턴장을 비롯해 감일복합커뮤니티센터, 위례복합체육시설 등을 건립한다. 

 

‘교육·출산·돌봄’은 이 시장이 내세운 세 번째 과제다. 인구절벽을 극복하기 위해 81억원을 편성, 출산장려금과 산후조리비를 지원하고 난임 보조술에 17억원을 지급하는 등 출산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맞벌이 부부의 돌봄 공백을 완화하기 위한 다함께돌봄센터는 5곳이 추가 운영되고, 오전 7∼9시 연장 돌봄을 실시하는 한시적 아침돌봄 기관도 2곳이 늘어난다.

 

어린이회관 및 영어특화어린이도서관 건립, 미사5중, 미사4고 적기 개교, 하남교육지원청 분리·신설 등의 사업도 추진된다. 방과후 프로그램을 위한 초등돌봄교실과 초·중학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온라인 영어독서 프로그램, 학교특색사업에도 각각 예산이 배정됐다. 

 

‘도시개발’은 하남의 산업·경제 지도를 재편할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 등에 치우진 지역 산업 구조를 개선하고 향후 50만 인구에 걸맞은 자족도시 도약을 위한 사업들이 잇따라 궤도에 오른다.

 

25만㎡의 부지를 미래 첨단산업 복합단지로 탈바꿈시키는 캠프콜번 사업은 지난 10월 민간사업자 공모 사전설명회를 마쳤다. 이달 중 민간사업자 공모를 거쳐 내년 상반기 민간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출자 타당성 검토가 이뤄지면 하반기에는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이 추진된다.

 

하남시의 K-스타월드 조감도

K-스타월드 개발도 구체적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K-팝 공연장과 영화 촬영 스튜디오, 영상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이 사업은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한 관계기관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 이후 내년 상반기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 작성, 하반기 민간사업자 공모를 거쳐 3만개의 일자리 창출에 다가설 예정이다.

 

아울러 대규모 자족시설이 들어설 교산신도시에선 실질적 기업 유치가 가능하도록 공급 추천대상자 선정 지침 수립 용역도 진행된다.

 

◆ 캠프콜번·K-스타월드로 산업지도 재편…경제 생태계 선행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기업과 청년, 전통시장, 소상인공이 상생하는 생태계 구축이 선행된다. 우선 3억7000만원을 투입해 중소기업의 생산판로 및 디자인 개발 등을 지원한다. 이어 하남시 신설·이전·확장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창업기업 보육에 12억원을 투입하고 기업유치센터와 투자유치단 운영, 기업 관련 조직 정비가 뒤따른다.

 

이현재 하남시장이 4일 열린 시의회 본회의에서 본예산안 편성 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하남시 제공

시의 미래 기반인 청년들을 대상으로는 취업교육과 대기업 현직자 멘토링, 청년 채용존(ZONE) 등이 운영된다. 청년기본소득, 청년월세 한시 특별지원에도 시비 35억원이 편성됐다.

 

시는 지역경제의 뿌리인 전통시장, 소상공인의 자생력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호응도가 높은 지역화폐 발행, 소상공인 온라인 스토어 마케팅 지원, 전통시장 시설 개선 및 활성화 사업도 이어간다. 

 

이 시장은 “상생과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들로 지역경제의 건전성과 성장을 모두 확보하겠다”면서 “어려운 재정 상황 속에서도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시의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사업들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대 처음으로 편성된 1조 예산이 주는 책임감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