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옥시리보핵산(DNA) 코팅 나노입자를 활용한 유전자 변형 기술이 농업의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부산대 연구진이 오이 등 박과작물 최초로 꽃가루에 외래 유전자를 전달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 유전자 변형에 성공했다. 농업 생산성 향상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것으로, 유전적 변형 과정을 간소화하고 조직배양은 거치지 않는 신품종 육종 개발도 기대된다.
부산대는 생명환경화학과 김유진 교수(사진) 연구팀이 나노입자를 이용해 외래 DNA를 화분에 성공적으로 전달하고, 이를 통해 식물 형질전환을 직접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5일 밝혔다.
식물 형질전환은 식물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변형하거나 외래 유전자를 삽입해 식물의 새로운 형질을 얻는 생명공학 기술이다. 식물 세포에 유전자를 전달하는 토양 박테리아인 아그로박테리움을 이용한 전통적인 유전자 전달 기술은 특정 식물 종에서 성공률을 제한하는 장애물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자기 나노입자를 사용하는 혁신적인 DNA 전달 방법인 마그네토펙션은 기존 접근법에 대한 유망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마그네토펙션은 목화, 옥수수 등 소수의 작물에서 시도되기도 했으나, 식물마다 꽃가루의 특성이 다르고, 기존 보고된 동일한 마그네토펙션 실험 방법을 사용했을 경우 외래 DNA가 꽃가루에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식물의 특성에 맞게 나노입자를 이용한 유전자 전달 방법을 최적화하는 것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오이에 마그네토펙션 실험 방법을 최적화하고, 박과작물 최초로 외래 DNA를 나노입자를 사용해 꽃가루에 전달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유전자 변형 종자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자석 유도 화분 유전자 전달 시스템을 이용해 오이 유전자를 변형하는 식물 생명공학 분야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달성한 것이다.
이 첨단 기법은 DNA로 코팅된 자기 나노입자를 활용해 외래 유전자를 꽃가루에 주입함으로써 전통적인 조직 배양이나 재생 단계 없이 유전자 변형 종자를 생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작물의 유전적 변형 과정을 크게 간소화하고 가속화해 농업 생산성과 회복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의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Magnetofected pollen gene delivery system could generate genetically modified Cucumis sativus’라는 제목으로 원예 학술지 ‘홀티컬처 리서치’ 6월호에 게재됐다.
김유진 교수는 “원하는 유전자를 편집해 LMO-free 작물 제작을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향후 연구를 통해 이 기술의 적용 범위를 다른 작물로 확장할 수 있어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